산업 산업일반

[리비아 정국 대혼란] 건설현장 상황은

“현장 직원들이 오히려 한국에 연락을 시도해 리비아 사태를 물어보는 실정입니다.” 리비아 현장에 나가 있는 국내 건설사 직원들은 현재 철저하게 외부와 차단된 채 공사 현장에 머물러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대형 건설사 플랜트 공사 현장의 경우 주민들이 사는 주거지와 대부분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어 사태파악조차 힘든 처지다. 리비아 사태가 악화일로를 치달으면서 항공은 물론 리비아에 들어가는 육로도 차단된 상태다. 현대건설 해외영업본부의 한 관계자는 “21일 낮부터는 아예 벵가지 지역과의 전화통화가 불가능한 상태”라며 “수도 트리폴리 지역 역시 통화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플랜트 현장은 대부분 도심이나 주거지와 멀리 떨어진 오지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안전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일 습격을 당한 현대건설 직원들이 대우건설 발전소 현장으로 피신한 것도 군이 투입돼 통제하고 있어 안전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장 직원들은 외부와 차단된 채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일부 현장에서는 위성망을 통한 통신 등을 이용해 간간이 외부와의 연락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우건설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 환경이 발달한 지역이 아니다 보니 현지 직원들이 오히려 시위 등 현지 사태를 파악하기가 더 어려운 상황”이라며 “가능한 외출을 하지 않고 현장에서 머물며 본사와 연락이 닿기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리비아에 공사 현장이 가장 많은 대우건설의 경우 소요 사태가 심화되고 있는 벵가지 지역에 중앙병원과 발전소 공사 현장을 두고 있다. 이들 두 군데 공사 모두 거의 완료됐으며 아직까지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의 한 소식통은 “병원의 경우 시위대도 필요한 시설이어서 공격대상이 되고 있지 않으며 플랜트 시설은 시위대의 주요 타깃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해 현지 주택건설사업 현장은 사실상 무정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리비아 사태는 정부에 대한 반대뿐 아니라 주거문제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어서 주택현장이 주 공격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주택건설 현장 등은 국가기간망으로 경비가 삼엄한 플랜트 현장과 달리 외부에 쉽게 노출된다는 점도 피해가 잇따르는 이유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벵가지에서 주택사업 감리업무를 맡고 있는 한미파슨스와 시공업체인 중국 건설사 공사 현장 직원들은 철수를 준비하고 있으며 국내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등 대부분의 주택사업 현장이 이미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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