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기업들이 중앙아시아, 중동 등 세계 곳곳의 에너지 자원 선점을 위한 해외 기업 사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9일 상하이데일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세계 최대규모(시가총액 기준) 석유기업인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는 향후 10년간 해외 원유 채굴 및 가스 광산 매입 등에 600억달러를 쏟아 붇겠다고 발표했다. 페트로차이나가 지난 5년간 매년 20~30억달러를 해외 자원 확보에 써왔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600억달러 프로젝트' 발표는 기존보다 매년 자원확보 규모를 2배 이상 높이겠다는 의미다.
홍콩 소재 샌포드 번스타인 컨설팅사의 닐 베버리지 분석가는 "페트로차이나의 해외자원 인수 규모를 감안할때 이제는 세계 굴지 에너지 기업인 BP나 엑슨과 대등하거나 오히려 앞서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장지에민 페트로차이나 회장은 "향후 10년간 중앙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북미,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자원을 사들여 2020년에는 연간 2억톤의 원유ㆍ가스 생산량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페트로차이나는 해외에서 1,425만톤의 원유ㆍ가스를 생산했는데 이를 10년내 14배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페트로차이나 총 생산액에서 10분의 1에 그치고 있는 해외생산 비중이 절반으로 부쩍 늘어나게 된다.
지난주 페트로차이나는 로얄더치쉘과 함께 호주 가스광산업체인 애로우 에너지를 32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또 다른 중국 국영기업인 시노펙(중국석화)도 28일 모회사를 통해 앙골라 인근 심해지역의 원유 자원을 24억6,000만달러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원유를 수입해 정제하는 사업에 주력해온 시노펙이 처음으로 해외자원 인수에 나서면서 거대 글로벌 에너지 기업의 자원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시노펙은 이번 인수로 1억배럴의 원유 매장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노펙은 국제 원유가 급등락으로 안정적인 원유 공급에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원유정제 사업의 비용이 늘어남에 따라 직접 원유 자원 사냥에 나서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앞서 지난주 장수성 산하 국영기업인 ECE는 브라질의 철광산업체인 이타미나스 코메르시오 드 미네리오스를 12억달러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이 철광산업체의 연간 철광 생산 규모는 300만톤에 그치고 있지만 이번 계약에 따른 개발 투자 확대가 이뤄질 경우 연간 2,000만톤의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