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설] 車계열분리 환골탈태 계기로

[사설] 車계열분리 환골탈태 계기로현대가 제출한 자동차 계열분리안에 대한 공정거래위의 심사가 이달말께 끝난다. 정주영(鄭周永)전명예회장의 자동차 보유주식을 시장에 매각한 것을 골자로 한 자동차계열분리는 매각과정에 일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는 듯하나 전체적인 모양새는 시장의 신뢰를 살만한 수준인 것 같다. 아직 개인과 법인에 매각한 물량중에 특수관계인이 포함된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지만 기관매각 물량만으로 볼때 투명성은 인정된다. 나아가 특수관계인인 현대투신이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지분도 매각키로 한 것을 비롯해, 현대건설이 보유중인 상선지분의 매각방침, 중공업 계열분리, 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의 사재출연방침등 현대가 취하고 있는 일련의 조치는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일부 부실경영및 형제간 내분에 책임있는 경영진에대한 문책까지 마무리 된다면 현대사태는 원만하게 해결되는 셈이다. 현대사태로 인해 현대그룹 자체는 물론이고, 한국 경제전체에 끼친 악영향을 생각하면 이같은 조치를 왜 진작 내놓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 길외에 방법이 없다는 것은 일찍부터 시장에서 내린 결론이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현대사태의 핵심이었던 현대건설의 유동성위기는 상당부분 해소될수 있게됐다. 국내의 신용평가기관으로 부터 투기등급으로 평가를 받은 수모도 벗을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그룹의 모기업인 현대건설은 불가불 대북사업의 선도기업이다. 대북사업은 반드시 성공해야 할 국가적인 사업이기 때문에 현대건설의 경영건전화는 국가적 과제이기도 하다. 현대그룹의 계열분리가 어려웠던 것은 정주영씨의 「황제경영」체제에서 비롯됐다. 전체 35개사의 경영을 개인이 독단하면서 계열기업간에 상호지보등으로 지배구조가 복잡하게 얽히게 됐다. 이에 대한 매듭이 지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후계분란이 일어난 것이 현대사태의 원인(遠因)이다. 이번의 자동차의 계열분리를 계기로 현대그룹은 건설 전자 금융등의 몽헌회장과 자동차의 몽구(夢九)회장, 중공업의 몽준(夢準)씨 등 일단 3명의 2세체제로 나누어 질 전망이다. 이는 아버지 그늘에서 안주해온 형제들이 서로 홀로서기에 들어섰음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동안의 경쟁은 내몫을 챙기는 것이었으나 이제는 각자의 그릇에 알맹이를 채우는 경쟁이다. 거기에서 성공해야 현대의 구조개편도 완성된다. 현대그룹은 계열분리를 계기로 다시 태어나야한다. 입력시간 2000/08/25 16:04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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