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 희망을 말하다] 이보선 홈캐스트 사장

"셋톱박스업계, 불황이 오히려 기회"<br>TV시청 많아져 수요 급증… 해외시장서 대규모 수주물량 쏟아져


“최근 해외시장에서 잇따라 수주대박이 터지면서 이미 1억달러 이상의 내년도 일감을 쌓아놓았습니다. 지금 같은 경기침체가 셋톱박스업계에는 오히려 도약의 기회를 안겨줬다고 봐도 됩니다.” 셋톱박스 전문업체인 홈캐스트의 이보선(42ㆍ사진) 사장은 요즘 일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전세계적으로 방송시장의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인도 등 해외로부터 대규모 수주물량이 쏟아지고 있는데다 내년에도 매출이 50% 이상 늘어나는 등 고속 성장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印이어 美·동유럽·러시아·남미등 매출처 다변화
올 매출 1,600억 달성 무난… "내년엔 50% 성장"
이 사장은 “경기가 나빠지면 사람들이 집에서 TV를 보는 시간이 많아져 셋톱박스 수요도 덩달아 늘어난다”면서 “국내외 거래처를 꾸준히 확대해온 노력이 이제 결실을 보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홈캐스트는 불과 2년전만 해도 경영권 분쟁에 휩싸이며 적자의 늪에 빠지는 등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 사장은 당시 직원들을 하나로 모으면서 일년만에 흑자기조를 일궈내는 등 위기상황을 앞장서 헤쳐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실적이 그 어느 해보다 아주 좋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방송시장이 디지털화되면서 셋톱박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시장인 인도에서 확실히 기반을 구축한데 이어 미국, 동유럽, 러시아, 남미 등으로 매출처를 다양화해 나간 것이 결실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만 해도 올해 매출목표를 1,400억원으로 잡았다가 지난 8월에 1,600억원으로 올려잡았습니다. 하지만 3분기에 이미 1,188억원의 매출을 올려 당초 매출목표를 뛰어넘는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고환율로 수출에는 오히려 유리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 내년에는 매출을 올해보다 50% 이상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요즘 같은 경제위기에서 50% 이상 성장하는 게 어렵지 않을까요. ▦인도 위성방송사업자 발주분 등을 포함해 내년에 수주된 물량만 현재 1억달러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미국, 동남아시아, 호주 등에서도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시장의 경우 케이블사업자 들을 중심으로 영업하고 있는데 앞으로 시장을 주도하게 될 제품의 사양이 유동적이라 케이블방송사업자나 셋톱박스업체들이 여러 제품을 두고 시험을 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미국쪽 매출이 두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시장흐름에 잘 대응해 나간다면 5배 이상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도에서 최근 수주대박이 터졌다고 들었습니다. ▦남들보다 더 업그레이드 된 제품을 개발해 라인업으로 보유하고 있던 것이 결정적인 힘으로 작용했습니다. 처음 진출당시 인도시장은 셋톱박스 사양이 아날로그에서 MPEG2가 생략된 채 MPEG4 HD로 넘어갔습니다. 공교롭게도 우리는 진출 이전부터 MPEG4 HD, MPEG4 SD 제품을 개발해 놓은 상태였습니다. 경쟁업체들은 이에 대해 미처 준비를 못한 곳이 많았고 저희가 수혜를 보게 됐습니다. -해외시장을 다양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회사가 성장을 지속하자면 특정시장에만 의존해서는 곤란합니다. 과거에는 유럽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인도시장 진출로 매출처를 다변화함으로써 지금의 성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동유럽, 러시아, 남미 등을 차후의 성장동력으로 판단하고 지속적인 진출을 추진해 왔습니다. 동유럽, 러시아의 경우 내년에 본격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남미지역도 올해부터 영업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2010년에는 구체적인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요즘 기업들은 투자를 하려고 해도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내년에 매출을 크게 늘리자면 사실 투자자금이 많이 필요합니다. 다행스럽게도 금융위기로 본격적인 자금경색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8월에 여신확대와 70억원 가량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으로 관련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직원들에게 특별히 당부하는 점이 있다면. ▦과거 취임당시 회사가 어려웠지만 당장에 인력을 구조조정하는 등 단기적인 성과를 이뤄내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비전을 제시하면서 직원들을 하나로 모으는데 주력했습니다. 지금도 직원들에게 항상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잘나갈 때 오히려 경계해야 한다는 말이죠. 당장 눈에 보이는 지금, 잘 되고 있다고 안주하기 보다는 이럴때일수록 비용측면이나 인력운용에 있어 더 허리띠를 졸라매야 오래 갈 수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홈캐스트는…
셋톱박스 수신제한장치
라이선스 6개나 보유

지난 2000년 설립된 셋톱박스 전문업체인홈캐스트는 글로벌 수준의 첨단기술력을 앞세워 해외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꾸준한기술개발과지속적인연구개발(R&D)투자로 셋톱박스 분야의 주요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있어 성장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있다. 특히 셋톱박스의 핵심기술인 CAS(수신제한장치) 라이선스와 관련해 전세계 8개CAS 라이선스 중 6개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지난 2006년엠비메탈 합병 무산및경영권 갈등으로 한때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3^4분기에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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