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버냉키 출구전략 시간표 제시] 출구전략 순항할까

2010년 카드 빼들다 경기악화로 포기<br>신흥국 경기 악재… 이번에도 장담못해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이 올 하반기 이후 출구전략 실행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했지만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 선회가 지속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연준은 2009~2010년 당시에도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에서 벗어났다는 판단에 따라 한 차례 출구전략 카드를 만지작거리다가 경기가 다시 악화되자 포기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유럽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신흥국 경기마저 빠르게 위축되는 상황에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버냉키 의장의 출구전략 시도가 2010년의 재연으로 끝날지, 끝까지 관철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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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인 2009년 9월 버냉키 의장은 미국 경제가 금융위기로부터 회복되고 있다고 선언하고 2008년 11월부터 실행된 1차 양적완화(QE1) 정책을 2010년 3월 말에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출구전략은 아니지만 시장에 과도하게 풀린 돈을 거둬들일 준비를 하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보낸 셈이다. 이듬해 3월 연준은 당초 계획대로 1차 양적완화 조치를 종료했다.

하지만 '출구'를 향하던 연준은 오래지 않아 다시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막상 연준이 부양책을 거둬들이려 하자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빠르게 꺾이기 시작한 탓이다. 실제 연준의 2010년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그해 6월만 해도 3~3.65%에 달했지만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2.4~2.5%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미국의 출구전략 우려와 유럽발 경제위기로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고용 사정도 당초 예상보다 나빠졌기 때문이다. 결국 연준은 1차 양적완화 종료 후 8개월 만에 총 6,000억달러 규모의 2차 양적완화(QE2)에 돌입했다.

이번에도 출구전략에 이르는 여정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당시 10%에 육박하던 실업률이 7%대로 진정되는 등 미국 경기가 상당 부분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빠르게 꺾이는 신흥국 경기가 새로운 악재로 부상하고 있어 연준이 '출구'에 최종 당도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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