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스팩 M&A 우리가 먼저…" 증권사 경쟁 치열


[대형사]합병 1호 상징성 때문에 자존심 싸움 치열
뒷문 기피현상∙거품 주가는 고민거리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가 처음 설립된 지 1년이 다 돼 가면서 인수합병(M&A) 성과를 가장 먼저 내기 위한 증권사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25일 서울경제신문이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동양종금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한화증권, 신영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의 스팩 10곳을 확인한 결과 일부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M&A 성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 대형 증권사 스팩의 한 관계자는 “현재 막바지 단계인 계약이 체결된다면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최종 결정할 것”며 “어느 증권사가 되든 다음 달에는 ‘합병 1호’스팩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대부분 합병 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잡고 있다. 합병 계약부터 신주 상장까지 3~4개월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늦어도 내년 1~2월쯤이면 상당수의 스팩이 짝을 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 스팩이 합병 대상으로 삼는 기업은 적어도 예상 합병 자금의 3분의1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곳일 확률이 높다. 스팩이 특정 기업을 합병할 때 전체 지분(주식) 중 20~30% 정도를 인수한다고 가정하면 합병자금이 400억원일 경우 대략 1,200억~2,000억원 정도의 시가총액 규모를 가진 기업이 대상이 된다. 여기에 시장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인 10배를 대입하면 피합병기업의 영업이익은 120억~200억원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합병자금의 30~50%쯤을 영업이익으로 올리는 회사가 스팩의 타켓이 되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스팩이 기존에 해당 증권사가 1차적으로 검증한 신규 기업공개(IPO) 주관사 계약 회사들을 합병 대상 1순위로 꼽는다”고 말했다. 스팩이 짝짓기를 서두르는 이유는 합병 1호가 갖는 상징성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대우증권이 스팩 1호를 증시에 상장시키면서 집중 조명을 받았듯이 가장 먼저 합병을 성사시키면 그만큼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 증권사 스팩의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합병 1호’ 스팩을 만든 증권사의 스팩에 관심을 많이 가질 것이기 때문에 자존심 싸움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합병 추진과정에서 난관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상장사들이 우회상장 방식보다는 신규상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스펙과의 합병에 다소 주저하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너무 올라버린 주가도 문제다. 현재 모든 스팩이 공모가를 웃돌고 있는 가운데 많게는 공모가 대비 40%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국내 한 증권사의 스팩 관계자는 “스팩의 주가가 너무 오르면 합병가치를 산정할 때 비상장업체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기 때문에 합병이 임박해서는 주가가 좀 떨어지는 것이 좋다”며 “합병이 초읽기에 들어가면 기관투자자들이 스팩주를 내다팔아 주가가 공모가 수준으로 수렴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스펙의 짝짓기가 임박하면서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도 분주해지고 있다. 류국현 금융감독원 기업공시1팀장은 “합병에 관한 주요사항보고서의 합병 비율 등을 정해진 절차에 따라서 꼼꼼히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거래소의 한 관계자도 “지난 해 규정에 스팩 관련 사항을 규정에 삽입했기 때문에 당장 스팩이 합병해도 문제 없을 만큼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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