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매수세 '뚝'…주택시장 거래실종 재연 조짐

대출규제 강화… 사실상 '출구전략' 본격화



강남3구 6월이후 거래량 줄고 재건축값도 하락
정상적 거래까지 위축시켜"침체 시작" 분석속
"경기회복 기대감 커 일시 조정 그칠것" 지적도
정부가 사실상 '출구전략'을 본격화하면서 주택거래시장이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일시적인 '쇼크'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제1금융권에 이어 보험ㆍ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대출규제를 강화해 부동산 자금 시장을 다시 한번 위축시킨데다 금리인상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에서는 벌써 지난해 말과 같은 '거래실종' 사태가 재연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국토해양부와 업계에 따르면 주택 거래량의 '선행지표' 구실을 하는 강남 3구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6월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강남 3구 아파트 거래량은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에 힘입어 지난 6월 2,334건을 기록, 활황기였던 2006년 수준의 거래량을 회복했으나 7월 2,164건, 8월 1,771건으로 다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이는 7월 이후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LTV) 인정 비율을 60%에서 50%로 낮춘 데 이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한 데 따른 후폭풍이다. 특히 거래시장에서 파급력이 큰 DTI규제가 지난달부터 시행됐고 이달부터는 경매시장 등에서 의존도가 높은 제2금융권 대출규제까지 강화됨에 따라 9~10월 강남3구 거래량 역시 큰 폭으로 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집값을 주도하던 재건축 아파트는 본격적인 가격 하락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 114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시장은 이번주 0.04%포인트 떨어져 올해 3월 이후 처음으로 2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일부 단지에서는 벌써 고점 대비 3,000만~4000만원 이상 하락한 매물들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자들은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발길을 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기존 주택 거래시장이 강남 3구의 거래 둔화와 맞물려 이미 본격적인 침체가 시작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광석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실장은 "투자수요 위주로 움직이는 신규 분양ㆍ재개발 시장은 다시 한번 대출규제를 피해가면서 당분간 유동성이 몰리겠지만 집을 옮기려는 정상적인 수요가 집중되는 일반 거래 시장은 돈줄이 막히면 거래 침체 현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출규제 등 정부의 미시적인 부동산 정책이 실수요자들의 정상적인 거래를 막고 일부 부동산 투자 상품으로만 돈이 몰리는 '풍선효과'만 부추긴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DTI나 LTV 규제는 투기 수요를 차단하기보다는 오히려 무주택자 등의 정상적인 거래시장을 막는 부작용이 더 크다"며 "차라리 7월부터 소폭의 금리인상을 통해서 시장을 차츰 안정시켜나가는 것이 투기 수요를 막고 서민들의 충격을 줄이는 데는 더 좋은 방법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대출규제 강화에 따른 거래실종 상태가 아주 장기간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대출 추가 규제와 금리 인상 불안감에 따라 분명히 쇼크는 오겠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토지 보상금 증가와 같은 상승 변수가 많기 때문에 올해 말까지의 일시적인 조정 국면에 그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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