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01X 가입자의 이유 있는 반발

'어디서 돈 받아먹고 기사 쓰고 있어!'


기자는 6일자로 쓴 '01X 버텨봤자 돈 안돼요'라는 기사 덕분에 수십통의 항의 메일을 받았다. 2세대(2G)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 모두를 '디지털 알박기'를 노리는 모리배로 폄하했다는 비난이 주 내용이었다. 막대한 보상을 기대하는 일부 2G 가입자들이 스스로 손익계산을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는 의도였지만 진의는 전달되지 않고 성난 댓글만 넘쳐났다. 이들이 이토록 분노하는 이유는 무엇 일까. 정부가 '01X' 번호를 마음대로 회수해 가려는 움직임에 기자가 동조하고 있다고 해석했기 때문일까. 그 보다는 지금까지 보인 정부의 번호통합 정책에 대한 반발심을 자극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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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부(현 방통위)는 지난 2002년 01X라는 사업자 식별 번호를 없애고 010이란 통합번호를 선보였다. 당시 정통부는 각기 다른 식별 번호로 인한 이용자 혼란과 특정 통신사의 시장 지배력 고착 등을 해당 정책의 이유로 내세웠다. 하지만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특정 통신사는 50%가 넘는 점유율로 시장지배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강제적인 010 통합 정책으로 인해 이용자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010 통합 정책의 당초 취지를 달성하지 못한 채 논란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해결책은 3G나 4G에서도 01X 번호를 쓸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부분 01X 가입자들은 사업상 이유나 번호에 대한 애착 등으로 번호를 고수하고 있으며 번호 이동만 가능하면 언제든 3G나 4G로 갈아탈 준비가 돼 있다. 물론 방통위 측에서는 정부 정책만 믿고 010으로 번호를 변경했던 가입자들의 반발이 두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01X 가입자가 번호통합 정책에 동참하지 않는 이유를 방통위는 다시 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01X 번호를 쓰고 있는 500만명이 넘는 휴대폰 이용자들과 방통위의 기싸움이 한국 정보통신기술(ICT)산업 발전에 지장을 주고 있는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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