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자의 눈/9월 17일] 증권가의 이상한 논쟁

유병온 <증권부기자> 요즘 한 중소 증권사가 내놓은 ‘주가연계증권(ELS) 진단 서비스’를 두고 증권가가 시끄럽다. 그 동안 ELS 판매를 독점하다시피 해온 대형 증권사들이 이 서비스에 대해 객관적이지 못하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이 된 이 서비스는 회사의 자체 프로그래밍을 통해 각 ELS의 정보를 입력하면 해당 상품의 원금 손실 확률 등을 알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해당 증권사는 이를 이용해 자사는 물론 타사의 ELS 원금 손실 확률 등도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사실 ELS는 각종 복잡한 금융공학을 동원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로서는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실제로 증권업계 관계자들 조차도 ‘상품을 설계한 사람 외에는 알 수 없는 상품’이라는 평가를 내놓을 만큼 난해한 게 ELS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자신이 상품에 가입할 경우 어느 정도 손실 또는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지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서비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일부 대형 증권사는 이 서비스를 통해 제공되는 정보가 ‘매우 자의적’이라고 평가 절하하고 이다. 증권사 자체 프로그래밍에 의해 산출된 데이터일 뿐 객관적이거나 신뢰할 만한 정보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해당 서비스는 출시 이전은 물론, 증권사들의 반발이 있은 후에도 금융당국으로부터 “별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사실 시장에서는 과연 대형사들이 ELS를 판매할 때 얼마나 투자자의 입장에서 조목조목 설명해 줬는지 돌이켜 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금껏 ELS 판매에만 열을 올렸을 뿐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에게 어떤 위험이 있는 지, 어느 정도 손실을 입고 있는 지 친절하게 알려준 증권사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대형증권사들의 이 같은 주장은 자신들의 ELS 상품의 허실이 낱낱이 드러나고 있는데 대한 불쾌감과 그 행위 주체가 중소형사 라는 데서 오는 자존심 문제 때문 아니냐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이 서비스는 후발 주자가 시장 확대라는 절박한 목표를 위해 치열하게 고민해 나온, 그래서 투자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결과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연 대형 증권사들은 이러한 고민을 해 본 적이 있는 지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rocinant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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