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객인 고 박왕자씨 피살사건과 관련해 북측이 파악한 내용은 당초 보고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직후에는 북측 초병이 박씨를 향해 공포탄 1발과 실탄 2발을 쏜 것으로 보고됐지만 북측은 경고사격 1번과 조준사격 3번을 했다고 정정했다. 또 박씨가 호텔을 나선 시간도 당초 새벽4시30분으로 알려졌지만 CCTV 검사 결과 13분가량 이른 4시18분으로 확인됐다.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은 16일 서울 계동 현대아산 회의실에서 방북 결과를 설명하는 브리핑을 갖고 “북측은 사건 당시 도망치는 박씨에게 공포탄 1발을 쏜 뒤 조준사격 3발을 격발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윤 사장은 “북측 조사보고서에는 북측 초병이 박씨를 발견하고 ‘서. 움직이면 쏜다’고 세 차례 제지하자 박씨가 황급히 뒤돌아 해안가를 따라 뛰어갔으며 초병이 추격하면서 공포탄 1발을 쏜 후 조준사격을 가한 것으로 나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박씨가 총에 맞아 숨진 곳은 군사경계선에서 300m 떨어진 지점이며 시간은 오전4시55분에서 5시 사이로 보인다”며 “북측 초병이 박씨를 발견하자마자 상부 보고 없이 본인 판단에 따라 경고사격, 추격, 사격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박씨가 호텔을 나와 비상식적으로 빠른 속도로 이동했다는 의혹은 CCTV의 시간설정 착오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윤 사장은 “호텔에 설치된 CCTV를 직접 확인한 결과 박씨가 호텔을 나선 시각은 오전4시18분으로 파악돼 당초 알려진 시각보다 13분 일렀다”며 “시간 차이가 난 것은 CCTV에 설정된 시간이 실제보다 12분50초 빠르게 설정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 사장은 “해수욕장 입구에서 모래사장을 통해 경계선을 넘어서 월경한 시각은 4시35분~40분으로 추정되며 호텔에서 월경지점까지의 거리는 1.1km 정도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현대아산 측에서 박씨가 실종된 것을 확인한 시각은 당일 오전7시30분이었다”며 “북측은 사건 발생 이후 4시간이 지나 현대아산에 알려온 이유에 대해 박씨가 관광증을 포함해 신원을 확인할 만한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