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공교육 살리기 위해선 교사들 외부평가 필수"

미셸 리 워싱턴DC 교육감, 오세훈 시장과 화상 대담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 정동 시청 기획상황실에서 미셸 리 워싱턴DC 교육감과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외부평가 제도가 필수적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미국 수도 워싱턴DC의 교육개혁을 이끌고 있는 한국계 미셸 리(41ㆍ한국명 이양희ㆍ사진) 교육감에게 공교육 개혁 방안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오 시장은 26일 서울시청에서 미셸 리 교육감과 화상대담을 갖고 교육체제개편과 공교육 경쟁력 강화, 무상급식, 저소득층 교육복지 문제 등의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대담은 오전7시30분부터 40분간 오 시장이 한국의 교육현안에 대해 질의하고 미셸 리 교육감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미셸 리 교육감은 공교육 강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교사평가 시스템 도입을 꼽았다. 그는 “사교육의 질이 높은 것은 책임감이 있기 때문이다. 높은 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면 학원들은 망한다”며 “하지만 공교육에는 그런 시스템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가장 빠른 속도로 교육개혁을 하는 방법은 우수한 교사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미국도 아직 미비하지만 외부 인사가 교사를 평가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셸 리 교육감은 “워싱턴DC의 123개 학교에 재직하는 교사 4,400여명 가운데 성과가 부진한 교장 절반을 퇴출하고 교사 1,000여명을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6ㆍ2 지방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부각된 무상급식 확대에 대한 의견도 오갔다. 오 시장은 “한국에서는 요즘 무상급식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며 “무상급식 전면 실시보다는 공교육 강화에 재원을 투입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미셸 리 교육감은 “예산이 충분하다면 모든 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예산이 부족하다면 스스로 점심을 먹을 수 있는 학생까지 무상급식을 할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그는 “급식지원을 받는 학생들의 정보가 공개되면 안 되고 급식의 질과 안전성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셸 리 교육감은 ‘균형 잡힌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 학생들은 매우 창의적이지만 기본 지식은 부족한 반면 한국 학생들은 문맹률이 낮고 지식이 풍부하다”며 “학생들에게 기업가적 정신과 창의성을 길러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2007년 6월 임기 4년의 워싱턴DC 교육감에 임명된 미셸 리는 시내 학교의 15%인 23개교를 폐쇄하고 무능한 교장과 교사를 대거 퇴출하는 등 과감한 공교육 구조조정을 단행해 주목 받고 있다. 2008년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선정한 미국 공직 부문 30대 리더 3인 가운데 한명으로 꼽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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