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늘 벗어나 시계업체 2위로<br>삼성 노하우에 벤처 유연성<br>명품 브랜드 50여국 수출<br>올해 국내시장도 적극 공략
| 김동순(가운데) SWC 사장이 직원들과 신제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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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전문업체 SWC(옛 삼성시계, 대표 김동순)가 삼성의 그늘에서 벗어나 종업원지주회사로 출발한 지도 어언 7년이 흘렀다. SWC는 이제 업계 2위 자리를 굳히며 국내 영업망 확충과 수출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WC의 강점은 삼성에서 쌓은 노하우와 벤처기업 특유의 유연성을 적절하게 접목했다는 것. 지난 2003년 직원들이 만장일치로 30대의 김동순 수출본부팀 차장을 대표이사 자리에 앉히면서 역동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성과에 대한 보상이 잘 이뤄진다는 점도 SWC의 성공 비결이다. 김 사장은 지난 해 140여억원의 매출과 4억여원의 흑자를 달성하자 직원들에게 상ㆍ하반기에 각각 500%의 특별상여금을 지급했다. 올해에도 1ㆍ4분기 결산을 끝낸 후 50%의 상여금을 줬다.
지난 98년 삼성 그룹에서 분리되면서 ‘삼성’ 브랜드를 갖고 나왔던 SWC는 ‘SWC’를 비롯해 스위스 명품 브랜드 ‘하스앤씨(Haas&Cie)’와 ‘뷰렛(Burett)’ 등 3개 브랜드 제품을 50여개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KAPPA’로 입지를 굳힌 상태다.
지난해 4월 수출비중이 60%를 넘었던 삼성 브랜드를 SWC로 전면 대체하자 주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그러나 분사한 회사가 삼성 브랜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삼성그룹에서 달갑지 않게 여기 데다 ‘홀로 서기’를 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도박’을 단행했다.
김 사장은 SWC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주력 수출지역인 러시아ㆍ중동 등지에 10억원 이상의 마케팅 비용을 투입했다. 결과는 대성공. 매출이 지난 2003년 127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40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 해의 경우 환율하락, 시장침체 등으로 영업여건이 그리 좋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SWC는 올해는 국내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11개 직영매장을 열었고 연말까지 20여개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직영매장 1개 당 5,000만~1억원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잖은 비용을 투자하는 셈이다. 분당 본사에는 20여평 규모의 애프터서비스센터도 마련했다.
최근에는 스위스 명품 스포츠 브랜드인 ‘스위스 포스(Swiss Force)’의 미주ㆍ중동ㆍ아시아 지역 판권을 확보하고 디자인 개발, 마케팅 부문에 걸쳐 협력하기로 했다.
6월부터는 국내에도 SWC 브랜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만큼 외산 일색인 국내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김 사장은 “25명으로 출발해 이제는 직원도 2배 이상 늘어났다”며 “말단도 사장이 될 수 있고, 일한 만큼 공평하게 나눠 갖는 살 맛 나는 기업으로 키울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