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바둑 영웅전] 다카오, 상식의 허를 찌르다

공격하려면 힘을 비축해야 한다 비축하지 않고 공격에 나섰다가는 도리어 피해를 보게 된다. 강동윤은 일단 82로 끊어 흑 한 점을 잡으면서 힘을 비축했다. "현명한 판단입니다."(옥득진) "다음 흑의 행마가 어렵습니다."(온소진) 안전하게 두자면 참고도1의 흑1로 두는 것이지만 그것은 백이 2로 끊을 때 응수가 난처하다. 왼쪽 흑 한 점은 생각보다 크다. 온소진은 타이젬 생중계 사이트에 참고도2의 흑1 이하 백4를 올렸다. "이 정도로 보이는데요. 아직도 흑은 양곤마의 신세입니다. 백이 나쁘지 않은 바둑 같습니다."(온소진) 한참 뜸을 들이던 다카오 신지는 흑85로 붙이는 길을 선택했다. "정면 승부로 나오는군요. 원래 미생마 근처에서는 싸우지 말라는 격언이 있어서 이 수는 터부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상당히 유력해 보입니다."(윤현석) 상변쪽 흑대마도 미생인 마당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상변쪽 흑대마 방면에 백돌이 계속 놓이게 만드는 것은 바둑 이론에 어긋난다. 그런데 오늘 다카오 신지는 상식의 허를 찌르고 있다. 강동윤은 군말없이 백86 이하 90으로 꾹꾹 눌렀다. 백의 외세가 생기면 상변쪽 흑은 상대적으로 더 약해질 것이다. 그런데 희한한 일이었다. 흑91까지 선수로 두고 계속해서 93까지 활용하고 95로 훌쩍 뛰니 이게 웬일인가 흑은 양곤마를 둘다 무사히 수습한 결과가 아닌가. 백96으로 석점머리를 두드렸지만 97로 점잖게 정비하고 나자 더 이상 공격이 되지 않는 돌이다. 고민하던 강동윤은 백100으로 끝내기에 착수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