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코스닥 거품 경계경보
온종훈기자 jhohn@sed.co.kr
하루 거래대금 4,592억원으로 1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친 증시 전체의 거래대금 비중 7.5%….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거래대금 얘기가 아니다. 코스닥 시가 총액 30위권, 유가증권시장을 포함하면 전체 200위권 안팎을 오가는 조아제약의 지난 9일 주식거래 성적이다. 대주주 지분 25%를 제외하고 실제 유통된 주식이 하루에 2.5번 주인을 바꾼 셈이다.
같은 날 부동의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하루 거래대금은 3,579억원에 불과했고 1월 말 이후 4,000억원을 넘은 날도 이틀에 그쳤다.
이 같은 현상은 이날 당일에 그치지 않는다. 조아제약은 5월 중순 이후 한달 가까이 하루에 유통주식이 최소한 한차례 이상씩 거래되는 진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테마주 열기라고 단순하게 넘겨버리기에는 너무 지나치다.
코스닥시장이 한달 가까이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곳곳에서 이런 현상이 목격된다. 고객예탁금과 개인의 순매도세 등 투자자금이 꾸준히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테마주 등 일부 종목들을 중심으로 자금이 몰리고 주식회전률도 도를 넘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가 조아제약을 비록한 바이오 관련주와 인수합병(M&A) 관련주에 대해 특별심리에 착수했다는 사실까지 이례적으로 공표하고 나섰을 정도다. 실제 이들 테마주의 경우 코스닥 상승이 본격화된 5월 이후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의 30~40%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단타족들의 대표적인 투기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편승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의 경우 신규사업으로 기존 사업과는 동떨어진 줄기세포 연구, 엔터테인먼트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며 주가부양에 열을 올리고 있고 M&A 관련 부띠끄(사설 투자회사)들은 이런 기업 사냥에 혈안이 돼 있다. 단순 주가차익만 노린 머니게임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이미 정상적인 거래 수준을 넘어서 ‘폭탄 돌리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줄기세포 등 상당수 테마주들의 경우 기대가 현실화되기까지는 수년 넘게 걸리고 설사 현실화되더라도 현 주가 수준을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한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강남과 분당 지역 땅값 거품처럼 최근 코스닥시장에도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 거품이 꺼지면서 겨우 살아나고 있는 코스닥시장이 다시 망가지는 게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입력시간 : 2005/06/14 1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