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기업 인사담당자 10명중 6명 "뽑을 만한 사람이 없다"

[창간 기획] 경제 百年大計 교육에서 찾는다- 본지·인크루트 설문조사<br>"일 찾아서 하는 창의성 낮고 실무이해 능력도 크게 떨어져"<br>"신입직원 직무능력 향상위해 별도의 교육과정 필요" 90%


지난 2월 대학을 졸업한 임모(28)씨는 구직활동과 함께 컴퓨터 프로그래밍 공부에도 열심이다. 대학에서 컴퓨터소프트웨어를 전공한 그는 입사시험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신 이유가 전공 분야의 실무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박씨는 "학교 수업이 이론 중심이라서 실제 업무에 필요한 프로그래밍 기술 능력을 기르지 못했다"면서 "대학 교육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비싼 등록금 내고 뭘 배웠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고 말했다. 이런 생각을 비단 박씨만 하는 것은 아니다. 신입직원을 뽑는 기업 인사담당자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 산업 현장과 동떨어진 대학 교육에 대한 불만은 오히려 기업이 더하다. 국내 기업 인사담당자 10명 중 6명은 입사 지원자 중 뽑고 싶은 인재가 없고 대학 교육에 대한 만족도도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제가 창간 50주년을 맞아 취업ㆍ인사포털 인크루트에 의뢰해 기업 인사담당자 330명을 대상으로 대학 교육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0.0%가 '입사 지원자 중 뽑고 싶은 인재가 적다'고 응답했다. '매우 많다'와 '다소 많다'는 응답은 각각 2.4%와 5.8%에 불과했다. 채용한 신입사원에게 가장 부족한 능력은 '인성 및 태도(58.5%)'였으며 '실무능력(39.7%)'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담당자들이 이처럼 느끼는 데는 신입사원의 역량을 좌우하는 대학 교육에 대한 불신감이 크기 때문이다. 인사담당자들의 대학 교육에 대한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점에 불과했다. 학점으로 치면 낙제점 수준이다. 윤규성 STX그룹 인사팀 차장은 "요즘 신입사원들은 시키는 일은 곧잘 하는데 자기주도적으로 창의적인 일을 찾아서 하는 능력은 떨어지는 것 같다"면서 "인턴십 등을 통해서 기업 실무에 대한 이해와 업무 추진 방식을 미리 경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학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살리지 못한다'는 응답이 43.3%로 가장 많았다. '인성 교육 부족(37.3%)'과 '창의성ㆍ독창성을 길러내지 못한다(17.9%)'는 의견도 많았다. 기업들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에 '실습 및 현장 학습 위주의 교육(45.8%)'을 주문했다. 또 '인성 중심의 전인교육(30.0%)'과 '전문적이고 세분화된 교육(24.2%)'이 강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답했다. 류지성 삼성경제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대학이 산업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기업의 요구와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인성교육이 이뤄지는 교양강의를 대부분 시간강사에 의존하고 일방적으로 진행되면서 기초소양을 기르는 데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기업들은 대졸 신입사원을 실무에 투입하기 위해 평균 6개월가량 교육을 실시하고 평균 1,369만원의 교육비용을 쓰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투자하고도 신입사원의 업무능력에 대한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점으로 높지 않았다. 신입사원의 전공과 배치된 부서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보통'이라는 응답이 32.7%로 가장 많았고 '대체로 연관성이 높다(31.8%)'가 뒤를 이었다. '별로 연관성이 없다(19.7%)'와 '전혀 연관성이 없다(3.3%)' 등 전공과 직무 연관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인사담당자 10명 중 9명은 신입사원을 포함한 직원들의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별도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 연구위원은 "대학은 기업이 원하는 직무교육을 시키기보다는 학생들이 취업 후 실무능력을 빨리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기업도 막연하게 대학 교육에 대해 불만을 느끼기보다는 인턴십을 확대하는 등 산학협동을 강화해 대학과 소통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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