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2012년이 적당…원만해결 노력" 방위비 분담금 축소도 입장차 커 힘들듯
| 라이트코리아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에 반대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손용석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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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이양 통보, 사실상 가이드라인 협상 험로 예고
美국방 '전작권 2009년 이양' 통보국방부 "2012년이 적당…원만해결 노력" 방위비 분담금 축소도 입장차 커 힘들듯
김병기 기자 bkkim@sed.co.kr
라이트코리아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에 반대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손용석기자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전시 작전통제권 이양시점과 한미간 방위비 분담비율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했다. 미국은 전작권은 2009년에 넘기고, 방위비 분담금은 '동등한(equivalent)' 비율로 내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 전달한 것이다.
한ㆍ미간 협의가 진행중인 사안에 대해 미국 국방책임자가 분명한 입장을 전달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미국이 2009년 전작권 이양 입장을 밝힌 것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공식 협상 채널인 10월 안보정책구상(SPI) 회의 및 연례안보협의회(SCM)를 앞두고 서한 형태로 공식화 했다 점에서 주목된다.
이 때문에 전작권 2009년 이양 통보가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등 주요 현안에서 미국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의도적 제스처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은 서신에서 방위비 분담ㆍ반환기지 환경오염 치유ㆍ공대지 사격장 확보 등 3대 현안을 동시에 거론함으로써 작전권이양 시기를 지렛대로 삼고 있음을 간접 시사했다. 이에 따라 9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양국 정상 회담에서 한ㆍ미간의 입장 차이를 어느 정도 조율할 수 있을 지 주목되고 있다.
◇작전권 이양시점 논란 재점화=미국 국방 최고책임자가 발언이 아닌 문서를 통해 작통권 이양시점을 규정하고 나선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는 평가다. '전시 작통권 2009년 이양'이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게 돼 앞으로 전개될 한미간 협상에서 '유연성'이 발휘될 여지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우리측은 전시 작통권을 행사하기 위한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2007~2011년 국방중기계획'이 마무리돼야 하기 때문에 2012년이 적당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기존 연합방위체제에서 한국 주도의 위기관리ㆍ전쟁수행 체계를 정비하는데도 2009년은 다소 이르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일 전군 야전지휘관회의(탱크컨퍼런스)에서 한국의 입장을 고려해 지원하라"는 발언을 한 것에 기대를 갖고 있다. 국방부가 27일 "이 문제는 한미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원만히 해결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여지를 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이 문제는 오는 9월 제10차 한미 안보정책구상(SPI) 회의 및 10월 제38차 한미)등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음달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주요의제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한미간 줄다리기와는 별도로 이 문제가 국내정치적 논란으로 번질 경우 상황은 한층 복잡하게 꼬일 것으로 보인다.
◇방위비 분담비율은 어떻게 되나=주한 미군 주둔비용의 일정 부분을 분담하는 한미간 방위비 분담협상은 지금까지 3차례나 개최됐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럼즈펠드 장관이 한미가 '동등한' 분담비를 내야 한다고 밝혀 협상 전망이 극도로 불투명해지고 있다.
미국이 주장하고 있는 한국의 주한미군 주둔경비 분담비율은 40%를 밑돈다. 럼즈펠드 장관의 서한은 이를 50대 50 정도로 조정해 우리측 분담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한국 측이 '자주국방', '대등한 한미관계'를 강조하는 만큼 방위비 분담도 동등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 측의 기본 인식이다.
지난 2005~2006년도분 방위비 분담협상에서 우리측은 주한미군 감축, 이라크 파병 등의 이유를 들어 전년에 비해 8.9% 줄어든 연간 6,804억원을 부담하기로 합의했었다.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도 어떻게든 분담금 규모를 줄여보려 하고 있지만 작통권 이양 등 한미동맹의 재조정 움직임과 맞물리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한미는 9월 하순 방위비 분담금 제4차 협상을 가질 예정이다.
입력시간 : 2006/08/27 1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