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순국선열 희생정신 기리자


천안함 피폭과 연평도 해전, 북한의 핵실험 등을 보며 우리 세대에 통일을 보기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냉전시대의 상징이었던 한반도는 6ㆍ25전쟁이 발발한 지 63년이 지난 지금까지 별 변화가 없으니 말이다. 그러기에 빈틈없는 확고한 안보관의 재정립이 더욱 긴요하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제국신화는 희생자들에 대한 예우에서 비롯됐다. 로마인들은 공동체를 위해 싸우다 목숨을 잃거나 포로가 된 병사들을 망각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수십 년이 지나도 포로를 찾아 본국으로 귀환시키는 일을 국가의 의무라고 여겼다. 이러한 전통은 로마사회의 강건함을 유지한 덕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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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자국 포로나 실종자의 유해를 찾아올 수 있다면 지구 끝까지라도 찾아간다. 미국은 1976년 하와이에 유해확인센터를 세우고 베트남 전쟁,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 전쟁 당시 숨진 미군의 유해를 찾고 있다. 유해확인센터에는 인류학자와 치의학 전문가, 부검의를 포함해 200여명에 이르는 전문가들이 참여해 체계적으로 유해발굴 및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 결과 1941년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 때 사망했던 미군 유해의 신원이 밝혀졌다. 유해확인센터 건물에는 "우리는 당신들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병역이 의무라 하지만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에 대한 의무감은 상대적으로 희박하다. 베트남 전쟁에서 전사한 이들의 유해는 사실상 방치돼 있다. 6ㆍ25전쟁 때 포로가 된 국군의 귀환 문제도 무성의하다. 전사자의 유해를 적극적으로 찾기는 고사하고 공동체와 국가로서 살아 있는 포로에 대한 관심과 노력마저 미흡한 실정이다.

'Freedom is not free'라는 말처럼 자유는 그냥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풍요로운 국가를 만들기 위해 희생했던 사람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 없이 나라의 번영이 지속되기는 어렵다. 숭고한 충성심에 비하면 희생자에 대한 보상은 미천한 예의 일부에 해당될 것이다. 귀한 뜻을 받들고 다시 한 번 기리는 호국보훈의 달 6월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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