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앞으로 3년동안 기업 인수ㆍ합병(M&A)에 300억달러(약 28조원)를 투자한다. 이는 개별 우량주식에 장기간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한 기존의 투자 스타일과 다른 것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전날 미국 오마하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400억달러에 이르는 현금 자산을 M&A에 집중 투자해 100억달러 규모로 축소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버핏의 주요 투자대상이 개별 주식에서 기업 M&A로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버핏은 지난 3월에도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수익 증대를 위해 기업 주식을 단순 매입하기 보다는 대규모 인수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버크셔해서웨이는 올 들어 의류업체 러셀, 보험업체 어플라이드 언더라이터, 인터넷 뉴스 공급업체 비즈니스 와이어 등을 인수한 바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것이 대규모 M&A를 위한 준비 시험의 성격이 짙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버핏은 “지금 현금 자산이 100억달러 정도가 남아있었으면 더욱 행복했을 것”이라며 “앞으로 3년동안 눈에 확 띄게 현금 자산을 줄이겠다”고 말했다.또 “그동안 현금을 다량 쌓아둔 것도 기업 인수를 추진하기 위해서 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 5일 이스라엘의 금속가공기계 제조업체인 IMC그룹의 지분 80%를 40억달러에 인수한 것은 올바른 방향”이라며 “당장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현재 150억달러 규모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버핏이 눈독을 들이는 기업이 에너지나 설비업체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인수 대상으로는 전력업체 PG&E가 꼽히고 있다. PG&E의 시장 가치는 13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또 30억달러 규모의 자동차 보험업체 머큐리 제너럴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머큐리 제너럴은 지난 해 3억6,1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낸 회사로 부채비율이 16%에 불과하다. 버핏은 또 이날 주총에서 미국의 부동산과 국제 상품 가격에 끼어있는 거품이 곧 터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버핏은 “부동산 버블이 조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그게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라며 “바보처럼 모기지론을 대출 받는다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라며 “신데렐라가 12시를 넘기면 요술에서 풀려 다시 원래 모습대로 돌아오게 되듯이 상품 가격도 마찬가지일 것”라고 내다봤다. 한편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1ㆍ4분기 매출이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 늘어난 227억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