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2015학년도 수능] "선배님 재수 없다"… 한파 속 후배들 응원 열기

■ 고사장 스케치

연예인 형상 세워두고 "파이팅"

얇은 상의 차림으로 응원전도

부모들은 자리 못뜬채 기도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풍문여고에서 학생들이 수험생 선배들을 격려하고 있다. /권욱기자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3일. 서울의 아침 체감 기온이 영하 7도까지 떨어지는 등 추운 날씨 속에도 전국의 각 수험장은 선배들을 위한 후배들의 응원 열기로 뜨거웠다.


이날 서울시교육청 18시험지구 11시험장이 마련된 서초고 앞에는 40여명의 학생들이 선배들의 '수능 대박'을 기원하며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었다. 청담고 학생들은 인기가요인 '연결고리'의 노랫말을 개사해 "수능 대박 연결고리, 이건 우리 안의 소리"라며 큰소리로 외쳤다. 학생들은 추운 날씨 때문에 발을 동동 구르거나 두 손에 입김을 불어넣기도 했지만 선배들을 위한 응원을 할 때만큼은 목소리가 우렁찼다. 청담고 2학년인 김희재(18)군은 "선배들이 수능 대박 났으면 하는 마음으로 오전6시에 나왔다"면서 "선배님들 화이팅하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명의 친구가 함께 나왔다는 서문여고의 이선우(18)양은 연예인 김우빈씨 형상을 만들어 교문에 세워두고 선배들이 지나갈 때마다 "화이팅"을 연신 외쳤다. 이양은 "김우빈씨와 손뼉을 치고 입장해 수능 대박 나라는 의미로 세워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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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서울시교육청 15지구 2시험장이 차려진 경복고 앞에서는 50여명의 학생들이 응원 대결을 펼쳤다. 특히 이 중 용산고 학생들은 두꺼운 겉옷을 모두 벗은 채 얇은 교복 상의 차림으로 응원전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열정적인 후배들의 응원 탓인지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 채로 시험장으로 발을 옮기던 수험생들도 교문 앞을 지나면서 잠시나마 웃는 모습을 짓곤 했다.

하지만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수험장 앞에서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의 고득점을 기원하며 두 손을 모아 기도하거나 교문을 꼭 붙잡고 한참 동안 먼 발치에서 수험생 자녀를 바라보곤 했다. 용산고 수험생 학부모인 채경순(49)씨는 "자식이 수능을 보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도 너무나 떨린다"면서 "그동안 준비한 것을 아낌없이 펼치고 왔으면 하고 이제 내가 할 일은 기도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화외고 부근에서는 한 학부모가 학교 근처에서 교통정리를 하던 경찰의 시계를 빌려 자녀에게 건네는 모습도 보였고 압구정고에서는 한 학생이 시험장을 잘못 찾아오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의 도움으로 뒤늦게 시험장에 입장하는 지각생들의 장면도 어김없이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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