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주요 산업단지·중소기업계 설맞이 표정

"여유없다" "넉넉한 보너스" 엇갈린 모습<br>대부분 업체 고유가 등 불안요소 많아 어려움 호소<br>일부 기업은 "주문 밀려 법정 휴일만 쉬기로"<br>시화공단, 외국인 산업연수생 위해 '축제' 마련도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두고 전국 주요 산업단지를 비롯 중소업체들은 대체로 차분함을 유지하면서도 한편에선 다소 들뜬 모습을 보이는 등 엇갈리는 표정을 나타내고 있다. 원고(高)와 고유가 등으로 불안 요인이 많지만 올 들어 대기업을 중심으로 설비투자 확대 움직임이 나타나고, 소비가 다소 살아나면서 경기회복 기대감 속에 설을 맞는 듯하다.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일부 업체들은 영업호조로 지난해보다 많은 보너스를 주거나 귀성차량ㆍ선물을 마련, 직원들의 사기진작에 나서는 등 명절 분위기를 살리고 있다. 주요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중소업계의 설맞이 표정을 살펴본다. ◇안산 반월ㆍ시화공단= 예년보다 간소하고 차분한 분위기다. 대부분의 사업장이 법정휴일 3일만 쉰다. 설 보너스는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지난해보다는 다소 두둑하다. 매장용 행어(옷걸이) 전문업체 현대아트모아는 올해 30%의 설 상여금을 지급, 명절 분위기를 살렸다. 김성호 사장은 “지난해 설에는 경기침체로 상여금을 전혀 지급하지 못했지만 올해에는 경기가 다소 낳아져 직원 사기진작 차원에서 상여금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항공시험장비 제조업체 남광엔지니어링은 업종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여 지난해보다 많은 50%의 상여금을 줬다. 이상길 사장은 “주문 물량이 많아 휴무도 법정휴일만 쉬기로 했다”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전 직원이 15명인 자동차 부품회사 우창금속의 관계자는 “올해 설 경기가 예년하고 비교해보면 좋지도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는 것 같다”며 “기본급 50%의 보너스로 설 기분만 내는 정도”라고 귀띔했다. 굴삭기 부착물 제조업체 대모엔지니어링은 특별상여금을 지급치 못하는 대신 설 연휴 외에 31일 하루를 더 쉬고 직원들에게 건강상품과 귀향버스를 제공한다. 수배전반 등을 만드는 선도전기는 설 연휴 전후로 하루씩 더 쉰다. 회사 관계자는 “원자재값 상승으로 이익률이 낮아지는 등 영업환경이 그다지 좋지 않고, 직원들의 급료체계가 연봉제로 바뀌면서 설 보너스는 없다”며 “그나마 연휴기간이 길어 귀성(경)길 홍역은 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다른 공단에 비해 외국인 산업연수생이 많은 안산 시화공단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설 연휴기간에 ‘2006 설날 맞이 외국인 축제’를 연다. 외국인노동자센터는 공단 일대에서 설날인 29일과 30일 이틀간 한국문화 체험마당과 거리문화 축제, 각국 전통놀이 등의 축제를 연다. ◇인천 남동공단= 산업자동화기기 전문업체 오토닉스는 지난해 수출실적이 아주 좋아 설 보너스로 기본급의 100%를 지급하고, 31일까지 쉰다. 박환기 사장은 “업종 호황 덕도 있지만 직원들이 열심히 노력해 지난해 가장 좋은 실적을 올렸다”고 말했다. 휴대폰용 빌드업 인쇄회로기판(PCB)업체인 디에이피는 예년처럼 설 상여금으로 기본급의 50%를 지급했다. 오해근 경리부장은 “공단 경기가 눈에 띄게 호전된 것은 없지만, 예년에 비해선 조금 나아 보인다”며 “제조품을 나르는 화물차량을 포함해 임대공장을 오가는 일반차량도 늘어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기ㆍ전자용품 제조업체 철인정공은 지난 추석과 마찬가지로 이번 설에도 보너스를 지급하지 못한다. 총무팀 관계자는 “지난해보다는 일감이 늘었지만 아직 여유가 없어 상여금과 선물, 귀경차량 지원 등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일반 중소업계= 경남 김해시에 위치한 자동차용 고무소재업체 동아화성은 직원들에게 ‘수삼세트’와 100%의 설 상여금을 지급했다. 임경식 대표는 “전 임직원들이 수고한 덕분에 지난해 창사 이후 최고의 매출을 기록했다”며 “올해는 고무소재 관련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한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주력할 계획인 만큼 모두가 한 마음으로 뭉쳤으면 한다”고 말했다. 왑(WAP) 브라우저 전문기업 인프라웨어는 20대 젊은 여직원들이 많은 회사 특성을 고려해 ‘웰빙형‘ 선물 올리브유 세트를 준비했다. 이지은 과장은 “요즘에는 여사원들 사이에서 다이어트와 건강이 가장 큰 이슈라서 살도 안찌고 건강에도 좋은 올리브유를 설 선물로 골랐다”고 설명했다. 의료정보 통합서비스업체인 이수유비케어는 건강을 최고로 생각하는 기업 이념에 맞게 130여 직원에게 곶감을 돌려 설 분위기를 살렸다. PC로 지상파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을 볼 수 있게 해주는 라이터 모양의 USB 타입 수신기를 개발한 코발트테크놀로지는 지난해 말 시판에 들어간 이후 지금까지 1만 대 가량이 팔리며 ‘빅 히트’를 치자 7명의 임직원에게 각 20만~30만원씩의 격려금을 지급했다. 남선우 이사는 “설을 앞두고 수십~100여개씩 수신기를 구매하는 기업고객까지 가세,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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