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상이변으로 농산물 가격 오르자 농업 관련주 다시 급등
농산물가격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자 농업 관련주들의 주가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글로벌 기상이변으로 농산물 생산량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가 러시아ㆍ우크라이나 등 주요 농산물 생산국들이 수출 금지ㆍ제한 조치를 잇따라 내놓음에 따라 비료ㆍ농기계 관련주는 물론 농산물펀드 등까지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이상기후 현상이 단기적인 성격의 것이 아닌 만큼 장기적으로 농업 관련주들에 대한 관심이 계속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24일 주식시장에서는 유기질 비료업체인 효성오앤비와 농산물 종자회사인 농우바이오가 각각 가격제한폭까지 뛰어오른 것을 비롯해 농약ㆍ비료제조업체인 경농(5.96%), 동부하이텍(1.27%), 농기계 생산업체인 대동공업(3.93%), 동양물산(0.56%), 동물사료 생산업체인 씨티씨바이오(0.25%) 등 대부분의 농업 관련주들이 하락장에서도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농업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인 것은 최근 곡물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러시아에 이어 우크라이나까지 곡물 수출 제한을 선언하면서 밀 가격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고, 외신인 블룸버그 통신의 경우 이날 밀에 이어 쌀 가격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강학화 한화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의 수출 제한 조치는 카자흐스탄과 중앙아시아의 다른 주요 곡물 생산국들을 자극해 연쇄적인 수출 제한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계 면적 내에서 생산 효율 증진을 위한 비료 생산업체와 종묘 개발 업체 등 농업관련주가 당분간 곡물작황 악화에 대한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농우바이오 등이 현 정부의 ‘친농업정책’에 대한 수혜주로 추천된 것도 이날 농업 관련주 상승을 부채질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농우바이오를 비롯해 상당수 농업관련주들이 정부의 잇따른 친농업정책에 대한 수혜를 입어 실적이 올해 이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농산물 가격 상승에 힘입어 농산물펀드의 수익률도 여전히 다른 펀드를 압도하고 있다.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4일 기준으로 농산물펀드의 지난 1개월 수익은 5.76%를 기록해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0.78%), 해외주식형펀드(0.12%) 수익률을 크게 앞질렀다. 특히 농산물펀드는 같은 원자재펀드인 금펀드(3.69%), 천연자원펀드(-1.19%) 보다도 월등히 앞선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증시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머징국가 발전으로 인한 먹을거리 수요 증가 ▦경작면적 축소 추세 ▦기상이변현상 강화 ▦인구 증가 등을 이유로 장기적으로 농업관련주에 대한 투자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과거 농산물 가격 급등 때와 달리 글로벌 농산물 재고가 아직 넉넉한 편이기 때문에 현재의 농업관련주 및 농산물펀드의 강세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상이변이 해마다 되풀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농업 관련 주식ㆍ펀드에 대한 투자가 꾸준히 관심을 받을 것”이라며 “그러나 글로벌 농산물 재고 수준 등을 고려할 때 현재의 농산물 가격 급등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점은 투자에 참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