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프간 정부 탈레반 수감자 석방 여부 관심

현지수감 탈레반죄수 석방 가능성 타진 나서<br>납치 의도 파악위해 현지정부·전문가와 논의도<br>정부 외교영향력 거의 안미쳐 협상작업에 난항

송민순(오른쪽) 외교통상부 장관이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긴급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에 대한 정부대책을 밝히고 있다. /한국일보=최종욱기자


아프간 정부 탈레반 수감자 석방 여부 관심 탈레반, 피랍자 맞교환 제의…정부, 가능성 타진두차례 시한 연장에 "극단 행동 없을것" 기대감13명 국회의원 "동의·다산부대 조기 철군해야" 구동본기자 dbkoo@sed.co.kr 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송민순(오른쪽) 외교통상부 장관이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긴급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에 대한 정부대책을 밝히고 있다. /한국일보=최종욱기자 한국인 23명을 인질로 잡고 있는 탈레반 무장단체가 다시 한번 협상 시한을 연장함에 따라 직접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정부에게 다소의 시간여유가 생겼다. 동시에 두차례에 걸쳐 시한을 연장했다는 점에서 극단의 행동이 취해지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재 협상의 관건은 탈레반측이 요구한 '탈레반 수감자 석방 요구'를 아프간 정부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탈레반 무장단체가 요구하는 핵심은 한국군의 철군보다는 보다 현실적인 탈레반 수감자의 석방이라는 것이 외교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문제는 아프가니스탄 지역이 사실상 우리 정부의 외교 영향력 밖에 있는 곳이란 점이다. 아프간을 중심으로 복잡하게 얽힌 국제 외교역학을 고려할 때 협상작업은 상당한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무장단체와 협상시작 = 현지에 도착한 정부 대책반은 우선 납치된 한국인들의 신변상 안전 상태를 확인하는데 주력했다. 납치된 한국인 23명의 건강 생태는 비교적 양호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직간접적인 현지 정보망을 통해 납치된 인질이 있는 위치 몇 곳을 추정했으며 인질들의 신변상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대책반은 아울러 무장단체의 실체와 납치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현지 전문가들과 논의를 벌였다. 탈레반 무장 세력이 한국인 인질과 탈레반 포로의 맞교환을 제안함에 따라 현지 수감 중인 죄수의 석방 가능성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그 동안 비정부 무장단체와는 그 어떤 협상도 직접적으로 벌이지 않는다는 원칙을 유지해왔었다. 그러나 이번 납치의 경우 사안의 심각성과 아프간 정부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란 점을 감안, 납치단체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납치 단체와 직접 협상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노코멘트"라고 말해 협상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회에서도 현지 파병 한국군에 대한 철군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 김성곤 국회 국방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는 작년말 이미 (아프가니스탄 파병부대인) 동의ㆍ다산부대를 올해말까지 철군하기로 동의한 바 있다"며 "철군에 필요한 시간이 5~6개월 가량이므로 사실상 다음달부터 철군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최성 열린우리당 의원은 이날 자신을 포함한 13인의 의원 명의로 언론보도자료를 내고 정부에 조기 철군을 요청했다. ◇탈레반 동료 석방이 목표? = 탈레반 무장단체는 당초 아프간 현지에 파견돼 있는 200여명의 한국군을 당장 철수시키고 구속된 탈레반 동료를 석방하라며 초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최대한 협조하고 대화하겠다는 긴급 메시지를 발표하자 철군 시한을 올해 말로 늦췄다. 이후 탈레반 병사들을 22일 오후11시30분(한국시간)으로 석방하지 않으면 인질들을 살해하겠다고 입장을 바꾸며 철군에서 동료 석방으로 무게 중심을 바꿨다. 이러한 요구는 당초 즉각적인 한국군 철수에 비해 다소 누그러진 태도로 우리 정부는 납치단체의 협상 의지를 읽을 수 있는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당초 납치의 목표가 한국군의 철군이 아니라 탈레반 동료들을 구출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탈레반이 이탈리아 기자를 납치했을 때에는 이탈리아 군대를 철수하라고 요구했지만 탈레반 지도자 5명을 돌려 받는 조건으로 기자를 석방한 바 있다. 이번 납치무장 단체도 23명의 인질과 탈레반 포로 23명을 맞교환 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정부 내에서는 무장 단체가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최대한 관철 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협상 작업이 원만하게 진행되다가도 어느 순간 급격하게 악화될 지 모른다는 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테러 지원 단체인 탈레반의 요구를 대놓고 들어주기엔 정치적 부담감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성급하게 무장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23명의 국민의 안전을 정부가 지키지 못할 경우 더 큰 비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입력시간 : 2007/07/2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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