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명예훼손됐다 해도 공공목적이면 위법성 없어"

"직업·연고 보도 '신분노출'로 보기 어려워"

직업과 연고 등이 소개됐다고 해서 방송에서 특정인의 신분이 노출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민사2단독 심재남 판사는 11일 유모(38)씨가 "전처와 양육권을 놓고 다투는 방송을 통해 신분이 노출돼 명예가 훼손됐다"며 MBC와 프로그램 `우리시대'의 PDㆍ전처 김모씨 등을 상대로 낸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심 판사는 판결문에서 "명문대 출신에 부산 소재 대학의 교수이자 고향이 부산이라는 사실 등과 같은 언급만으로는 방송에서 대다수 시청자들이 원고가 누구인지쉽게 알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판시했다. 심 판사는 "설사 시청자가 원고가 누구인지 알 수 있어 명예가 훼손됐다 하더라도 표현이 공공의 이익을 목적으로 한 경우에는 진실한 사실이거나 사실로 믿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면 위법성이 없다"며 "이 프로그램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방송됐고,내용 중 상당 부분이 객관적인 사실과 일치하는 것으로 인정된다"고 말했다. 유씨는 2002년 3월14일 MBC `우리시대'가 전처 김씨와 아들 희망이(가명)를 사이에 두고 친권과 양육권을 놓고 다투는 모습을 방송하면서 자신의 직업과 연고 등을 특정해 신분이 드러나 명예가 훼손됐다며 소송을 냈다. 이에 MBC는 "원고의 성도 다르게 처리했고 사회적 지위 정도만을 언급해 신분이노출되지 않았다"며 "이 사례를 통해 친권과 양육권이 다른 이혼가정의 자녀가 겪는문제점을 보여줌으로써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자 했다"며 공공의 이익을 위한 목적이라고 맞서왔다.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