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용경 KT사장

민영 KT의 최고경영자(CEO)는 공기업 시절과 무엇이 다를까. 말쑥한 차림으로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나눈 이용경 KT 사장. 자신의 옷차림을 가리키며 이렇게 묻는다. "제 콤비 차림이 어떤가요? 많이 신경 썼는데 보기 좋은가요?" '패션 KT'는 민영 KT의 한 단면이다. 공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획일적인 복장을 산뜻하게 바꿔보자며 이달부터 도입한 '자율 복장제도'다. -산뜻한 옷차림을 보니 민영 KT의 변화된 모습이 느껴집니다. 민영 KT의 초대 사장을 맡아 어깨가 무거울 텐데 민영 KT의 경영방향은 무엇입니까. ▲주주중심 경영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ㆍ소각'을 진행하고 있으며 '중간배당제' 등의 방안도 강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고객 만족ㆍ투명 경영ㆍ가치 경영을 바탕으로 KT를 선진기업으로 이끌어나갈 방침입니다. 통신시장은 유선에서 무선, 음성에서 데이터로 급속히 중심이 옮겨가고 있습니다. KT도 매출감소와 성장둔화 등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캐시카우인 초고속 인터넷과 음성 전화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미래사업에 투자, 성장 엔진을 확보해나갈 계획입니다. -일부에서는 KT가 아직 공기업의 틀을 벗지 못했다고 지적합니다. ▲민영화는 절차보다는 내용을 바꾸는 변화와 혁신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KT는 근본적인 기업체질 개선을 위해 우수 신규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좋은 것은 받아들이고 나쁜 것은 과감히 버리는 '원 인, 원 아웃' 등의 직원 의식변화 프로그램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KT는 오랜 기간 판매자 중심의 시장(셀러 마켓)에 익숙해 고객만족에 대한 철학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앞으로 고객만족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고객의 가치를 중시하는 경영을 펼칠 계획입니다. >>관련기사 학업서나 경영서나 '천재'변모 -최근 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VDSL)의 보급이나 시내전화 정액제도 등은 '주주중심 경영'의 일환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나로통신과 데이콤 등 후발업체는 생존 위협을 호소하며 KT를 원망하고 있습니다.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보다 한 차원 높은 VDSL은 초고속 인터넷 사업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사용자 선택폭 확대, 국내 VDSL 시장 육성이라는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세계 1위의 정보기술(IT) 국가로 세계를 선도하고 정보화 수준을 높이려면 기술발전 추셀?따라 VDSL을 도입해야만 합니다. 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시장은 독점 상황이 아닙니다. 올해 KT의 초고속 인터넷 시장점유율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떨어지고 있습니다. -데이콤과 온세통신은 최근 LM(유선에서 무선으로 거는) 통화시장 개방을 공개적으로 요구해왔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LM 통화는 시내전화에 포함된 역무로 KT와 하나로통신의 사업영역입니다. 특히 LM 통화의 80% 이상이 시내전화 교환기에서 이동전화 교환기로 직접 접속되고 있어 데이콤ㆍ온세통신 등 시외전화 사업자가 참여할 명분은 전혀 없습니다. 특히 LM 시장 개방은 시외사업자에 대한 엄청난 특혜라고 봅니다. LM 통화를 개방하려면 왜곡된 요금구조를 먼저 현실화하고 ML(무선에서 유선으로 거는 전화) 시장 개방도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KT 민영화의 마지막 과제는 SK텔레콤의 보유지분 해소라고 생각합니다. 잘 진행되고 있는지요. ▲최근 SK텔레콤이 올해 말까지 주식을 맞교환하는데 원칙적으로 동의했고 지금까지 두 차례 만났습니다. 양사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극대화, 주식시장 영향 등을 고려해서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견도 존재합니다. KT의 주식 맞교환에 대한 의지는 확고합니다. 맞교환에 따른 세금문제의 경우 KT가 납부하는 한이 있어도 맞교환을 성사시킬 계획입니다. -현재 KT는 그룹 체제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식의 그룹 경영이 추진되고 있는지요. ▲그동안 KT와 자회사들은 느슨한 협력관계였습니다. 앞으로 자회사들과의 사업협력을 강화, KT의 역량을 극대화할 계획입니다. 우선 가동 중인 '유무선사업협력위원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사장뿐만 아니라 실무 간부도 참여하도록 해 더욱 내실화를 기할 방침입니다. 또 민영화추진단에서 KT와 자회사들간의 쌍방향 인력교류를 위한 구체적인 제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현재 망 업그레이드를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KT의 서비스 비전은 무엇인지요. ▲앞으로 사용자 통신환경은 궁극적으로 언제, 어디서나, 어느 기기, 어떤 미디어든지 경제적이고 편리하게 이용하는 방향으로 구축될 것입니다. 이 같은 통신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KT는 코어 네트워크 부문은 인터넷 프로토콜(IP) 기반의 차세대 네트워크(NGN)로 통합, 업그레이드하고 액세스 네트워㈃?xDSL 및 메트로이더넷 등으로 대역폭을 넓힐 방침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유무선 통합 서비스, 무선랜, IP 전화, 홈네트워킹, 원격제어, 맞춤형 인터넷 컨텐츠 등 앞선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정보통신부도 IT 경기 활성화를 위해 이상철 장관을 중심으로 1조원의 펀드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참여할 계획인지요. ▲정통부가 아직 구체적인 방침을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KTF와 KT아이컴의 합병이 임박한 것으로 듣고 있습니다. 합병 일정과 그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이사회 의결만으로 기업결합을 추진하기 위해 KTF가 KT아이컴의 지분 15%를 매입하기로 의결했습니다. 양사 합병은 중복투자를 최소화하고 과당 경쟁을 방지, 양사뿐만 아니라 국내 통신사업의 건실한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봅니다. 양사가 합병하면 앞으로 5년간 약 2조원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사진=신재호기자 대담= 김준수 정보과학부장 정리=문병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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