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현대그린푸드의 농가 돕기

전국산지 돌며 감자·양파·마늘 등 대량매입

작황 호조로 재고부담 농가시름 덜어주고

단체급식 식재료 저렴하게 구입 '일석이조'

현대그린푸드의 아영진(오른쪽)생식품구매팀 과장이 지난 11일 강원도 홍천의 감자 저장 창고를 방문해 보관 중인 감자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그린푸드

아영진 현대그린푸드 생식품구매팀 과장은 지난 11일 강원도 홍천군 내면의 고랭지 감자 산지를 찾았다. 아 과장이 방문한 산지 농협의 저장 창고에는 커다란 포대마다 감자가 가득 쌓여 있었다. 지난해 감자 생육 기간 동안 기상 여건이 워낙 좋았던 영향으로 감자 생산량이 전년대비 20% 이상 늘었지만 초과 생산량을 도소매 시장에서 모두 소화하지 못하는 탓에 출고되지 못한 채 대기중인 감자들이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가락동 농산물 경매 시황에 따르면 감자(상품, 20㎏) 기준 4월 평균 거래 가격은 2만1,000원으로 지난해 평균가보다 21.8%, 평년가보다 48.9% 급락했다. 하락한 가격도 문제지만 애지중지 키운 농작물이 창고에 방치돼 있는 모습을 보는 농민들의 마음은 더욱 애가 탔다. 아 과장은 감자들을 꼼꼼히 살펴본 후 100톤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아 과장은 "강원도 고랭지 감자는 제주도를 시작으로 올해 수확된 햇감자가 출시되면 가격이 순식간에 떨어진다"며 "올해도 계속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남부지방 감자 출하량이 예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지금 소비가 안되면 강원도 감자는 다 폐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현대그린푸드가 대량 매입을 결정할 수 있는 이유는 전국 500여개 사업장에서 하루에 제공하는 급식은 평균 50만식에 달하기 때문. 감자 대량 매입 결정과 함께 메뉴기획팀은 곧바로 감자달래전, 해초감자국, 냉이감자볶음밥 등을 추후 각 사업장에서 제공할 신규 메뉴로 편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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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언 생식품구매팀 부장은 "급식의 기본 재료 중 하나인 감자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데다 농민에게도 재고 부담을 털어주는 '좋은 일'까지 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아 과장 뿐만 아니라 현대그린푸드의 생식품구매팀 직원들은 요즘 전국 방방곡곡 농가를 돌아다니고 있다. 전남 무안에서는 배추를, 담양에서는 딸기를 구입했고 함평과 광양에서는 각각 양곡과 양상추를 사들였다. 전남북에서 구매를 결정한 농산물 양만 해도 280톤으로 전년 대비 30%나 늘었다. 또 전남 고흥과 경남 창녕, 제주 등지에서 마늘을 전년대비 15% 늘린 400톤 정도 매입하기로 했고 가격 폭락의 대표 농작물인 양파는 전라도 무안과 함평에서 4,500톤을 가져오기로 했다.

농작물 뿐만 아니다. 지난 달에는 조류인플루엔자로 패닉에 빠진 양계 농가 지원을 위해 연간 3,300톤 규모의 계육 구매를 결정했고, 지난해엔 과잉 생산된 강원도산 도루묵 100톤을 구입해 급식메뉴로 내놓기도 했다.

류 부장은 "이상 기후로 농산물의 작황이 해마다 변동성이 심해져 식재 운영에 있어 어려움이 많고 산지도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다"며 "산지 및 중소업체와의 협력과 신속한 결정을 통해 어려움을 겪는 농수축산물을 적극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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