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1兆 매물폭탄' 1,740 무너져

유가 다시 강세·경기침체 우려 커지며 심리 악화<br>전문가 "큰호재 없을땐 당분간 매수전환 힘들것"<br>프로그램 1,735억순매도 '네마녀 심술'은 제한적


외국인 '1兆 매물폭탄' 1,740 무너져 유가 다시 강세·경기침체 우려 커지며 심리 악화전문가 "큰호재 없을땐 당분간 매수전환 힘들것"프로그램 매물도 4,000억 넘어 하락 부추겨 이혜진 기자 hasim@sed.co.kr 외국인들의 1조원 가까운 '매물폭탄'에 코스피지수가 급락했다. 처음으로 맞는 지수 및 주식 선물옵션 동기만기일(쿼드러플위칭데이) 프로그램 매물 영향은 제한적이었으나 외국인들이 현물을 대거 팔면서 코스피지수 1,740선이 무너졌다. 이 같은 외국인 매도세는 국내시장뿐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 전반에 걸쳐 강화되는 양상이다. 안정되는 듯하던 유가가 다시 반등한데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2일 종합주가지수는 42.31포인트(-2.37%) 급락하며 1,739.36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9,73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 1월16일과 18일 이후 하루 최대 매도 금액이다. ◇외국인 매물폭탄에 '네 마녀 심술' 겹쳐='네 마녀의 날(쿼드러플위칭데이)'을 맞아 프로그램 매물이 4,600억원 넘게 나왔다. 만기 관련 차익거래 순매도는 1,735억원에 그쳤으나 장 막판 비차익 매물이 2,000억원 넘게 쏟아져 지수를 크게 끌어내렸다. 결정타는 1조원에 달하는 외국인들의 매물 폭탄이었다. 외국인들은 4~5월 현ㆍ선물을 동시에 순매수하면서 지수 반등을 이끌었으나 6월 들어서는 현ㆍ선물을 동시에 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가들의 영향력이 예전보다는 줄었으나 최근에는 국내 기관들이 중립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외국인들의 매매 패턴이 주가 향배의 키를 쥐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 유가급등 소식은 한껏 움츠러들고 있는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했다. 미국 원유 재고는 감소하고 중국의 원유 수입이 늘어난데다 유가가 내년에는 배럴당 25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주영근 삼성증권 해외영업파트장은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가 중국과 미국 경제 둔화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외국인 투자심리를 더욱 악화시킨 것으로 판단된다"며 "게다가 3~4월 급등했던 환율도 다시 떨어지면서 국내 기업이나 외국인 투자가들에 대한 환율 효과도 반감됐다"고 설명했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1주일새 2ㆍ4분기에 미국 투자은행의 손실이 커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대두되면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부쩍 강화된 모습"이라며 "인플레이션 등으로 중국 등 신흥시장의 성장 스토리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심리 회복 당분간 어렵다=외국인들의 투자심리 악화는 이머징마켓에서 공통된 현상이다. 한국투자증권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달 들어 대만에서의 외국인 매도세는 12억5,000만달러에 달한다. 인도와 태국에서도 이달 들어 9일까지 각각 11억3000만달러, 4억6,000만달러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위험자산 기피 심리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대표적인 위험자산 회피지표인 EMBI(이머징마켓 채권인덱스) 가산금리와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 차이가 최근 벌어지고 있다. 이정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위험회피 지표가 올라갈수록 한국ㆍ중국 등 이머징마켓에서 외국인들이 매도세를 보여왔다"며 "최근 들어 미국 투자은행 CDS 프리미엄 등이 높아지면서 주식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유가하락과 같은 가시적인 변화가 없다면 당분간 외국인들의 매수 전환은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당분간 약세장을 예상하고 있다"며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경우 주가 반등이 지연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변준호 키움증권 연구원은 "1차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20일 이동평균선(1,760선)이 깨진 만큼 향후 발표될 미국의 물가와 소비지표에 따라 1,71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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