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마켓’ 개념이 바뀐다
재정구조 호전 내년 순채권국 전환 전망과도한 부채등 '리스크 상존' 꼬리표 떼채권 가산금리 하락·신용도도 급속 개선
최윤석 기자 yoep@sed.co.kr
‘이머징 마켓’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이머징 마켓은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이행하는 국가들의 금융시장을 칭하는 개념으로 △과도한 부채 △펀더멘털 부족 △정경 불안에 따른 잠재적 리스크 요인 상존 등의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그러나 최근 이머징 마켓에 속하는 국가들의 재정 구조가 호전되며 내년에 처음으로 순채권국으로 전환될 전망인데다 경제 발전에 힘입어 펀더멘털도 크게 개선돼 ‘선진국’과의 차이가 사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머징 국가들이 발행한 외화 표시 채권의 가산금리도 지속적으로 내려갈 전망이다.
15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신용평가 기관인 피치사의 자료를 인용해 내년 이머징 마켓 국가군들이 지난 80년대 이머징 마켓이란 개념이 만들어진 이후 처음으로 순채무국에서 순채권국으로 전환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요인으로 러시아 등 일부 국가의 재정 수입이 늘어난 데다 경제 호조로 세수가 크게 확대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HSBC의 이머징 마켓 리서치 팀장인 필립 폴은 “원자재 수출 등에 힘입어 선진국에서 이머징 마켓으로의 부(富)의 이전(移轉)이 과거 어느 때 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선진국과 이머징 마켓간의 구분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 과거 이머징 마켓 국가들은 외화 차입시 과도한 프리미엄을 지급해야 했지만 최근에는 선진국의 자금 조달 비용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수준에서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이머징마켓 국가들의 채권과 미 국채간의 가산금리는 올들어 4%포인트 아래로 떨어지는 등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머징마켓의 신용도 개선도 두드러지고 있다. 피치의 경우 이머징마켓 국가 중 13개 국가의 신용 전망을 긍정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부정적 전망을 제시한 국가는 3곳에 불과하다.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의 잉그리드 이버슨은 “이머징마켓의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국채발행이 줄어들면서 시장의 신뢰도가 커지고 있다”며 “이들 국가들이 발행하는 채권의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금리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입력시간 : 2005/06/15 1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