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세월호 침몰] 비자금 창구 'SL PLUS' 전자공시 없는 유령회사

■ 유병언 혐의입증 수사 속도

계열사 10여곳서 컨설팅 명목으로 자금 끌어와

검찰이 유병언 전 세모 회장이 비자금 창구로 쓴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를 포착함에 따라 횡령·배임·탈세 등 유 전 회장의 혐의 입증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인천지검 세월호 선사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이 25일 확보한 페이퍼컴퍼니 'SL PLUS'는 대법원 등기부등본이나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템 등에서 정보를 찾을 수 없는 사실상 유령회사다.


검찰은 'SL JAPAN Co.,LTD'라는 회사가 ㈜세모 감사보고서에 특수관계사로 기재된 점으로 미뤄 SL PLUS도 ㈜세모, 나아가 유씨 일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SL JAPAN Co.,LTD의 지분은 100% ㈜세모가 소유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SLPLUS는 유씨 일가 관계사 10여곳으로부터 경영 컨설팅 비용으로 대규모 자금을 끌어와 유씨 일가의 비자금 창고로 썼다고 보고 수사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검찰은 아이원아이홀딩스·다판다·아해·세모·트라이곤코리아·온지구·천해지 등의 계열사도 비자금 조성에 관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이들 회사의 거래 내역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비자금 조성 외에도 검찰은 유 전 회장이 청해진해운의 대주주인 천해지를 사실상 위장계열사로 이용해 자식들에게 편법증여한 혐의와 전국의 수백만평의 부동산을 사면서 계열사나 측근 명의로 구입한 혐의, 자신이 찍은 사진작품 등을 계열사에 수억원을 받고 강매한 혐의 등의 입증에도 진전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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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7인방'으로 불리는 유 전 회장 최측근에 대한 수사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7인방은 김한식(72) 청해진해운 대표, 김혜경(52) 한국제약 대표, 변기춘(42) 아이원아이홀딩스 대표, 송국빈(62) 다판다 대표, 고창환(67) 세모 대표, 이순자(71) 전 한국제약 이사,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 등이다.

이 가운데 고창환 대표는 25일 인천지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김혜경 대표와 김필배 대표도 29일까지 소환될 예정이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의 차남 혁기(42)씨와 딸에게도 소환 조사 통보를 내리는 등 유씨 가족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수사한다. 장남 유대균(44)씨와 유 전 회장 당사자도 이른 시일 안에 소환할 방침이다.

유씨 일가 수사와 별도로 해운업계 비리 수사에도 속도를 낸다. 부산지검 특별수사팀은 25일 한국선급 오공균 전 회장 등 전·현직 임직원 4명이 거액의 회사자금을 횡령하고 정부지원 연구비를 빼돌린 혐의로 이날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오 전 회장은 지난 2012∼2013년 한국선급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부산시 강서구 명지동의 신사옥 공사비 등 회사자금 9,350만원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운조합에 대해서도 직원들이 인천해양경찰서와 인천지방해양항만청 간부들에게 10만~20만원 상당의 상품권이나 선물을 돌릴 계획이었던 것이 드러남에 따라 해운조합과 관계기관 간 유착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유씨 일가의 불법외환거래 대상을 아이원아이홀딩스를 포함해 청해진해운·천해지·아해·다판다·세모·문진미디어·온지구·21세기·국제영상·금오산맥2000 등 전 계열사로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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