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다각화·각계전문가 초빙 시너지효과 극대화/구조조정은 필요하지만 각계열회사에 맡기겠다”대림그룹은 1일 본사강당에서 전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김병진 회장의 취임식을 갖고 전문경영인 회장체제를 본격 출범시켰다. 지난달 초 이준용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그룹 최고경영자에 오른 김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공개경영과 자율경영이라는 대림의 양대 경영원칙을 계승하고 화합의 경영풍토를 조성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회장은 이날 취임식 후 인터뷰에서 『사업다각화와 함께 각계 전문가를 초빙한 기능조직과 운영위원회를 신설해 순발력있는 경영을 펼쳐가겠다』고 밝혀 강력한 팀플레이를 펼칠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에서 공부한 뒤 지난 74년 대림그룹에 입사한 김회장은 몸에밴 서구식 대화태도로 사원들과도 잘 어울리는 외유내강형 경영자로 알려지고 있다.
전문경영인으로 그룹회장에 취임한 소감은.
▲21세기 대림의 이상을 실현할 백년대계의 기초를 다지는 중대한 임무를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최선을 다해 회장직을 수행해 나갈 것이다.
앞으로 그룹경영에 대한 구상은.
▲자율경영을 해치지 않는 범위안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그룹의 시너지 효과를 높여 현재 매출의 60∼70%를 차지하고 있는 두 축인 건설·엔지니어링과 석유화학 외에 다른 주력사업을 적극 개척해 나갈 예정이다. 또 앞으로 관련 계열사 사장과 임원들로 그룹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각계의 전문가를 초빙해 정보책임자(CIO), 회계책임자(CFO) 등 기능조직도 신설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룹의 최고의사결정기구는 역시 사장단회의다.
그룹의 기획조종실을 강화하겠다는 뜻인가.
▲기조실은 각 계열사를 규제하거나 통제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정보화업무 처럼 각계열사간 협력을 유도해 그룹전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직으로 보아달라.
대림그룹의 비전은.
▲그룹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계열사 사장들에게 중장기 경영계획을 마련, 다음달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10월까지 그룹의 중장기 경영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사업전반에 대한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해도 되는가.
▲구조조정의 뜻이 없는 것은 아니다. 버릴 것은 버리고 새 것은 살리는 것은 기업이 마땅히 해야할 일이다. 각 계열사별로 중장기경영계획을 살펴 각사 자율에 의해 구조조정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다.
회장으로 발탁된 비결은 무엇인가.
▲이명예회장은 나이가 나보다 아래지만 그룹에 오래 몸담아 경영수업을 쌓은 선배다. 나는 74년 입사이후 줄곧 엔지니어링부문과 해외사업을 주로 맡았다. 대림의 중점사업분야를 맡아온 경력을 인정받아 이명예회장이 나를 적임자로 판단한 것 같다.
김회장 체제는 이명예회장 아들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과도체제라는 말도 있는데.
▲이명예회장과 경영권승계문제를 상의해 본 일이 전혀 없다. 그룹내의 유능한 인사라면 누구라도 회장을 맡을 수 있다.
이명예회장과의 역할분담은 어떻게 되나.
▲역할분담이라는 게 있을 수 없다. 모든 것을 나한테 맡겼다. 이명예회장은 명예회장이라는 직함 대신 고문이라고 불러 달라고 말할 정도다. 물론 이명예회장이 대주주이기 때문에 사운을 좌우할 문제에 대해서는 상의를 하겠으나 그룹경영은 전적으로 내가 맡는다.<민병호 기자>
◇김병진 회장 프로필
▲32년 서울생 ▲경북고·서울대 화학공학과 졸업 ▲미국 버클리대(화공학)·뉴어크대학원(기계공학과) 졸업 ▲58∼71년 미국 포스터 휠러·켈로그·에소사 근무 ▲74년 대림엔지니어링 입사 ▲81년 대림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95년 대림정보통신사장 ▲96년 대림엔지니어링 대표이사 회장 ▲취미골프(핸디 18), 등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