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민간 PF배드뱅크 이달말 출범

국민·우리·신한 등 7개 은행 1조2,000억중 8,000억 출자


1조2,000억원 규모의 은행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배드뱅크(부실채권을 사들여 정상화하는 금융기관)'가 이달 말 출범한다. PF배드뱅크의 운영기관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국내 시중은행들이 배드뱅크 출자비율에 합의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했다. 다만 외환은행과 SC제일은행ㆍ한국씨티은행ㆍHSBC(홍콩상하이은행) 등 외국계 은행들은 배드뱅크에 참여하지 않기로 해 금융 시스템 안정노력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을 비롯해 우리은행ㆍ신한은행ㆍ산업은행ㆍ하나은행ㆍ기업은행ㆍ농협 등 7개 시중은행들은 유암코와 배드뱅크 출범을 위해 이달 중 MOU를 체결한다. 모두 1조2,000억원의 규모로 출발하는 민간 PF배드뱅크는 8,000억원을 7개 은행들이 나눠내며 나머지 4,000억원은 유암코의 신용공여(크레디트라인)를 통해 조성된다. 은행들은 출자금에 대해 수익이 발생하면 이익금을 배분 받고 대여금은 이자를 정산해 받기로 했다. 은행별 출자금은 부실채권 규모에 따라 차등해 내놓기로 했다. 예를 들어 부실채권 보유규모가 많은 A그룹인 우리은행과 국민은행ㆍ농협은 각각 1,500억원을 자체 출연하며 크레디트라인을 통해 1,000억원씩을 얹어 모두 7,500억원을 부담하기로 했다. 나머지 4개 은행들은 B그룹과 C그룹으로 구분돼 자체출자와 대여 방식으로 각각 1,000억원, 500억원 내외를 부담, 4,50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배드뱅크가 출범하면 오는 6월 말 은행들의 반기결산 전까지 부실채권 매입을 마칠 계획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계획대로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PF배드뱅크 설립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다음달 중 장부가 기준으로 1조원가량의 부실채권을 사들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1조원어치 부실채권을 사들여도 실제 매입가는 할인율을 적용해 5,000억~6,000억원가량 될 것으로 보인다"며 "나머지 기금을 어떻게 활용할지 출자은행들과 유암코가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외국계銀 불참… "이익만 챙기고 고통 분담 외면" 빈축
이번 민간 PF배드뱅크 설립에 외환은행을 비롯한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ㆍHSBC 등 외국계 은행들은 빠지기로 해 금융권 고통분담에 인색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외환은행의 경우 당초 PF배드뱅크에 출자하기로 했으나 부실채권 규모와 매각이 진행되는 현 경영상황 등을 고려해 불참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외환은행은 지난 2009년 은행권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유암코를 설립할 당시에도 최종 불참해 은행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나머지 외국계 은행들은 PF 부실채권 규모가 한자릿수에 불과하다는 이유를 들어 뱅크뱅크 설립 논의 초기부터 참여하지 않았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들이 이익만 챙기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고통분담은 외면하고 있다"며 "PF 대출규모의 차이를 떠나 금융 시스템 안정을 위해 은행권 공동의 노력을 보이자는 게 이번 배드뱅크의 취지인데 문화적 차이와 내부규정 등을 이유로 불참하는 것은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꼬집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