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은행 預貸마진 너무 크다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지난해 9월 한 토론회에서 “은행의 올 상반기 수익이 사상최대라는 보고를 받고 은행들이 기업을 등쳐먹고 있는 꼴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은행을 강도 높게 비판한 적이 있다. 당시 ‘중소기업발 대란’설이 나돌 만큼 사정이 어렵고 은행들의 대출회수가 이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점을 두고 한 말이었지만 너무 표현이 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은행들의 예대마진 자료는 윤 위원장의 발언이 결코 독설만은 아니라는 점을 알려준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민ㆍ우리ㆍ하나 등 8개 시중은행의 예대금리 차는 평균 3.59%포인트였다. 특히 리딩 뱅크라는 국민은행의 경우 4.1%나 돼 사상 처음으로 4%대를 기록했다. 예금이자가 3%대 후반~4%대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대출금리는 거의 두 배나 높은 것이다. 은행들이 수익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곱 장사를 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이는 한은이 지난해 두 차례나 콜 금리를 내렸지만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내리는 데는 인색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금리인하가 경기회복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그 열매가 고스란히 은행들 차지가 된 것이다. 은행들로서는 앉아서 예대금리 차이를 챙기는 손쉬운 영업을 한 셈이니 사상최대의 순이익을 냈다고 자랑할 일이 못 된다. 특히 국내 은행들은 한결같이 투자은행(Investment Bank)화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경영방식은 지양돼야 한다. 투자은행으로 가려면 보다 경쟁력 있는 상품개발 및 운용ㆍ투자수입 확대 등 이른바 선진 금융기법을 통한 경영에 주력해야 한다. 아파트 등을 담보로 한 대출에 주력하고 그것도 비싼 이자를 받는 ‘전당포식 영업’으로는 투자은행이 되기 어렵다. 은행들은 기업과 가계들이 콜금리 인하의 실질적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대출금리를 낮춰야 한다. 산업의 효율적인 지원자 역할도 은행의 중요한 기능중의 하나이며 이것이 은행의 발전을 도모하는 길이기도 하다. 투자와 소비가 활발해져 경제가 잘 돌아가야 은행도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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