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차이나 리포트] 왕부인의 글로벌 부동산 사랑

지중해 별장부터 아프리카까지…<br>비싼 자국 대신 해외투자 확대

올해 베이징 춘계 주택전시회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부스는 구제금융으로 떠들썩했던 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 전시관이었다. 그리스 억양이 강한 30대의 키프로스 변호사는 "30만유로에 유럽에 영주권을", "유럽연합(EU)과 동일한 교육환경" 등을 영어로 말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시회 개막식에는 메리 오티스 주중 키프로스 대사가 직접 나와 키프로스 이민 정책을 설명하기도 했다.

베이징에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는 50대의 한 부인은 키프로스 전시관에서 40만유로에 달하는 별장을 계약했다. 일단 부동산회사에 집값의 80%를 지불하고 독일은행에 3만 유로를 예치하는 조건으로 이 부인은 지중해 동부 해안에 3층짜리 별장과 함께 영주권을 획득한 셈이다. 키프로스는 30만유로 이상의 부동산을 구입하면 3개월내에 영구 체류권을 받고 5년이후 이민을 신청할 수 있다. 5년내 6개월만 키프로스에 거주하면 되고 부동산 구입자금의 출처에 대해서는 따로 관리를 하지 않는다.


'부자가 되면 이민을 간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중국의 이민 열풍은 거세다. 미국, 호주, 캐나다 등 전통적으로 이민 선호국부터 중남미, 유럽을 거쳐 이제는 아프리카까지도 중국인들의 이민 대상지역이다. 일본 와타나베 부인이 고수익을 찾아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을 누빈다면 개인의 해외투자가 어려운 중국의 왕부인은 부동산 개발업체를 앞세워 마음에 드는 부동산을 찾아 세계를 누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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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 투자자들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금액은 38억9,000만달러. 전년 동기대비 34%나 급증했다. 지난해 10월 중국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를 허가한 만큼 중국의 해외부동산 투자는 올해 대폭 늘어나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전문기업 존스랑라셀은 중국의 해외부동산 투자가 연간 5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한다.

최근 중국의 해외부동산 투자는 지역이 다양화되고 상업용에서 주거용으로도 확산되는 등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 호주 등에 집중되던 투자는 유럽을 넘어 한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실제 송도신도시 등에 홍콩 부동산 투자회사들의 방문이 부쩍 늘었다고도 한다. 포보스는 이미 오를 대로 오른 홍콩ㆍ싱가포르의 부동산 큰 손들과 중국의 부자들이 노릴 것은 해외부동산 시장이라며 이들에 대한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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