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中企정책자금, 强小기업 날개 달다] <3·끝> 맞춤형 연계 지원이 뜬다

자금·인력·기술 등 '종합 자양분' 제공… 홀로서기 지원<br>원천기술 보유 불구 돈가뭄<br>'다윈프릭션'에 11억원 지원<br>고속鐵 브레이크 패드 개발<br>年 50억 수입 대체효과 거둬



지난 17일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다윈프릭션 생산공장. 항공기용 브레이크 디스크와 고속철도 브레이크 패드 등 마찰재 전문업체인 이곳의 생산라인에서 독특한 테스트 장비가 눈에 띄었다. 언뜻 보기에는 철재 뼈대로 이뤄진 볼품없는 구조물처럼 보이지만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에 탑재된 제동장치 테스트 장비이다. 철재 구조물 상단에 마련된 좌석에 한 직원이 앉아 실제 비행기의 브레이크를 밟듯 제동장치의 내구성 및 성능 테스트를 한창 진행하고 있었다. 이 장비는 수리온의 조종사가 제동 페달을 밟아 헬기를 멈추기까지의 프로세스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다. 항공기 브레이크의 제동성능과 내구성을 측정할 수 있는'항공기용 브레이크 다이나모메터'는 다윈프릭션이 보유한 국내 유일의 시험장비다. 조정환 대표는 "항공기와 고속철도 브레이크는 강한 마찰열을 견뎌야 하는 특성상 생산 기술만큼 테스트의 중요성도 크다"며 "제동장치와 관련한 소재 원천기술은 물론 양산과 시험평가 능력까지 마찰재와 관련한 '토털 솔루션'을 갖춘 전문기업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근 중소기업 지원정책의 흐름을 의술에 비유하면 한방(韓方)에 가깝다. 기존 지원 제도가 자금이나 기술ㆍ판로 등 특정 부분의 문제점에만 약을 처방해주는 양방(洋方) 형식이었다면 최근에는 기업의 전체적인 상황을 점검해 근본적인 문제점을 찾아나가는 방식으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중기 종합건강진단사업'이 대표적이다. 해당 사업은 주로 창업 초기 기업의 성공적인 안착 및 성장을 돕기 위해 기업의 상태를 사전에 꼼꼼히 분석, 진단한다. 이를 기반으로 자금과 인력ㆍ기술ㆍ마케팅ㆍ판로 등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연계지원을 제공해주는 방식이다. 중진공의 한 관계자는 "정책자금이 필요해 중진공을 찾는 대부분의 업체는 자금 이외에도 경영이나 인력 등 다방면에서 문제점이 발견된다"며 "체내에 영양소 하나가 부족하면 전체적인 균형이 깨지는 것처럼 기업 전반에 걸친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종합진단사업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다윈프릭션이다. 지난 2003년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에서 분사한 다윈프릭션은 8년이라는 길지 않은 업력이 있다. 하지만 마찰재 분야에서 탄탄한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다수의 특허를 확보해 업계 최초로 고속철도용 브레이크 패드 국산화에 성공한 것으로 유명하다. 시속 300㎞에서도 철도가 안전하게 멈추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이 패드는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그간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던 것이 현실. 그러나 2003년부터 6년간 이어진 다윈프릭션의 연구개발 덕에 제품 국산화를 이뤄낸 결과 국내 업계는 연간 50억원에 달하는 수입 대체 효과를 누리게 됐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국내 부품소재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원천기술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출범 초기부터 자체 연구소를 설립하고 연구개발에 상당한 투자를 이어갔던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불모지와 같았던 방위산업 및 고속철도 소재 기술 개발과 이에 따른 막대한 투자비용을 확보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올해 초 국산화에 성공한 고속철도용 브레이크 테스트 장비인 다이나모메터 개발 과정에서는 중진공의 종합건강진단사업의 도움을 톡톡히 봤다. 다윈프릭션에 대한 종합건강진단 결과 회사의 기술성과 세계 무대에서의 시장성을 높게 평가한 중진공은 다윈프릭션에 시설투자와 해외 판로개척이 필요하다는 처방을 내렸다. 이에 따라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11억원의 시설자금을 지원, 브레이크 다이나모메터 설비를 제작해 회사가 연간 테스트 비용으로 지출하던 1억5,000만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다윈프릭션은 앞으로 고속철도 전용 장비로 성능 테스트를 진행해 전보다 더욱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품질 혁신'이 가능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아울러 항공기 및 고속철도 소재 부문에서 내수 시장을 확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3월부터 1년간 해외 민간네트워크 사업 참여 등 해외 시장 진출도 지원하고 있다. 조 대표는 "기업이 표면적으로는 느끼지 못했던 문제점까지 찾아내 종합 처방을 내려주는 종합건강진단 사업 덕분에 기업 전체의 체질 개선 및 보다 체계적인 투자가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과감한 시설투자 덕분에 회사는 올해 지난해(156억원)보다 약 40% 가까이 증가한 연매출 2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고속철도 브레이크 패드 등 철도청 물량이 대폭 증가한 다윈프릭션은 지난해 인천 논현동에 제2공장을, 대구에 자동차 및 풍력발전기용 브레이크 패드 제조공장을 새롭게 마련해 자동차와 항공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게 됐다. 조 대표는 "중소기업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중진공의 '진정성'이 지금의 다윈프릭션을 있게 한 토대"라며 "중진공의 지원 덕에 첨단 브레이크 분야에서 명실상부한 세계 5대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꿈을 현실로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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