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리비아,대수로공사 공개입찰로 선회/동아건설 「3단계 수주」 비상

◎동아/“공사비 낮추려는 포석” 임원파견 항의동아건설의 리비아 대수로 3단계 건설공사 수주에 비상이 걸렸다. 13일 건설교통부와 동아건설에 따르면 리비아 정부는 지난해 11월 51억달러규모인 3단계 공사를 동아와 일괄 수의계약하기로 계약의향서(LOI)를 발급했으나 최근 약속을 깨고 공사 중 일부를 국제공개경쟁입찰로 발주, 참여 희망업체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공사 발주처인 리비아 대수로청은 전 세계 1백20개 기업에 대해 입찰사전자격심사(PQ)에의 참여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 지난 10일까지 관련 서류를 접수했다. 공개 경쟁에 부쳐진 공사는 총 7개 구간으로 나뉘어 있는 3단계 전체 공사 중 1개 구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동아는 해외담당 고위 임원을 지난달 중순 리비아에 파견, 발주처인 대수로청 관계자를 만나 항의 의사를 전달하는 한편 당초의 수의계약 약속을 지킬 것인지 여부를 타진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도 리비아 대수로공사가 최근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는 해외건설 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환균 건설교통부장관은 지난 12일 국제의회연맹(IPU) 서울 총회에 참석한 제나티 모하메드 제나티 리비아 총인민회서기장 겸 국가수반을 만나 양국 경제협력 강화방안에 관해 논의하면서 『3단계 대수로공사 등 앞으로 진행될 사업에 한국 기업을 위해 적극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업계에서는 리비아가 대수로 건설에 필요한 예산이 모자라는데다 동아측이 공사단가 5% 인상을 요구하자 가격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이같은 경쟁입찰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동아건설 관계자는 『지난 2월 말과 3월초에 양해각서와 부속서류 등을 대수로청과 주고 받으며 상반기 중 3단계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리비아 당국의 입장 변화와 건설공사 예산배정이 지연돼 착공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성종수> ◎리비아 공개입찰 선회 파장/중동 프로젝트 발주행태 전환 예고/업계 제3세계 공략 차질/설계분야 등 기술력 강화/해외시장 진출 다변화를 리비아 정부가 3단계 대수로공사를 국제경쟁입찰에 부치기로 한 것은 동아건설의 향후 대수로공사 수주에 큰 장애물이 등장했음을 뜻한다. 더불어 그동안 우리 해외 건설업의 주된 무대였던 제3세계 및 개발도상국으로의 진출이 앞으로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우선 「리비아 대수로공사=동아건설」이라는 등식이 언제까지나 성립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동아의 1, 2단계 공사 수주는 사실상 최원석 동아그룹회장 개인의 작품이라 해도 지나침이 없다. 최회장이 매번 카다피 리비아 국가지도자와의 사적친분을 통해 따낸 공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는 동아측이 단순히 최회장과 카다피와의 친분에 의존한 수의계약에서 탈피, 보다 체계적인 전략으로 외국 기업들과의 수주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둘째로 대수로공사의 수익성 감소 가능성이다. 리비아 정부의 입장 선회는 카다피 국가지도자 부속실이 발주처인 대수로청에 지시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아측이 공사단가 5% 인상을 요구하자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국내 반대파들의 정경유착 공세를 차단하려는 리비아측의 다목적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그래서 동아건설은 비교적 낙관하는 분위기다. 동아측은 리비아 당국이 결국 입찰시행을 포기하고 동아와의 가격 협상을 통해 수의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동아가 3단계 공사를 수주하더라도 1, 2단계와는 달리 리비아 현지인 고용의무비율이 30%로 크게 늘어나는데다 리비아측과의 협상 과정에서 공사비가 깎일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해외 건설시장 진출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우리 건설업계는 단순 시공에 의존하다 보니 선진국보다는 개도국이나 제 3세계에 목을 매 온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리비아 사례에서 보듯, 이들 국가들이 대규모 프로젝트를 국제경쟁에 부치는 추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장 대수로공사와 유사한 프로젝트가 범아랍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이들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우리 기업의 수주 전략에도 일대전환이 요구된다. 설계·엔지니어링 등 소프트웨어 분야의 기술력을 강화해 선진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파고드는 등 해외시장 다변화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성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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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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