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공기업 지역 성장 이끈다] <4·끝>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전남에 싹트는 'K푸드밸리'… 글로벌시장 진출 전진기지로

나주 배 등 지역 특산물 美 이어 中 시장 잇따라 노크

직거래장터 개장·식품 수출기업 경영 컨설팅도 활발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국내 농수산식품업과 성장을 함께해왔다. 지난 1967년에 설립된 후 내수소비에 기반을 맞춰 국내 농수산업의 유통을 도맡았던 aT는 1986년 사명을 농수산물유통공사로 바꾼 후 수출진흥과 농수산소비촉진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2012년 사명을 aT로 바꾸고 '글로벌 농수산식춤 산업육성 전문 공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올 9월 나주혁신도시로 자리를 옮긴 aT는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전남을 중심으로 'K푸드밸리'를 육성해 글로벌 농수산식품 유통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다. 농업이 발달한 전남은 aT가 국내 농수산식품을 글로벌 시장으로 수출하는 전초기지가 되는 셈이다. 더욱이 나주혁신도시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한국농어촌공사·농식품공무원교육원 등 농업 관련 기관들이 모여 있는 국내 최대 농수산업 집적지다. 인접한 전북 익산에는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있어 연구와 정책에 이어 농수산품을 직접 유통하고 수출 계획을 수립하는 '푸드밸리'를 만드는 데 최적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심정근 aT 홍보실장은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기업·공공기관 등이 협업하면 영광 굴비, 장성 사과, 고흥 유자, 순천 단감 등 특화된 농수산품을 수출할 수 있어 지역경제도 크게 활성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K푸드 바람이 분다'…농업 특산품, 해외 시장을 노크하다=이달 초 미국 뉴욕과 LA에 있는 대형마켓인 푸드바자(FoodBazaar) 18곳과 99랜치(Ranch)마켓 40개소 등에 전남의 대표 특산 농산품인 '나주 배'가 등장했다. 나주로 거점을 옮긴 aT가 미국 시장에서 나주 배를 알리기 위해 배 수요가 많은 히스패닉과 아시안계 대형 유통업체와 손을 잡고 판촉행사를 연 것이다. 지난해 해외로 수출된 국내 배(5,500만달러)가운데 미국은 절반 수준인 2,450만달러(44.5%)를 수입한 최대 시장이다. 1967년 대만에 수출되기 시작한 나주 배는 미국과 중국·러시아·동남아 등으로 시장을 확대해왔지만 최근 중국산 배의 유입으로 고전하고 있었다. aT가 수요가 꾸준한 대표 특산품인 나주 배를 살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aT는 이처럼 새 터전인 전남 지역의 특산품을 글로벌 시장에 내놓으며 수출 전진기지화할 계획이다. aT는 최근 전남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의 소비력이 높아지면서 중국 식품에 비해 안전하다고 평가 받은 국내 농수산품을 많이 찾기 때문이다. 전남에는 목포항이 위치해 중국 수출에 유리하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중국이 농산물의 91%, 수산물 99%에 대한 관세를 철폐해 전남 등 지역 특산품의 수출활로가 트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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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는 이에 따라 올해 중국 최대 온라인 마켓인 알리바바와 협력사업을 체결하고 국내 24개 업체, 872개의 농식품을 온라인 시장에 올렸다. 이달에는 중국 동부에 있는 칭다오 물류기지에 이어 서부 내륙에 청두 aT센터를 열어 국내 농수산식품의 중국 진출 길을 넓히고 있다. 심 실장은 "한 달간 미국 판촉행사를 통해 중국 등 다른 나라 배와 차별화하고 우수성을 홍보해 특산품인 나주 배의 신규 수요를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이에 더해 신규 수요처로 떠오르는 중국 시장으로 지역 특산품을 수출할 수 있는 길을 터놓겠다"고 설명했다.

◇직거래장터·수출자금지원사업 '푸드밸리' 조성 박차=aT는 지난해부터 나주와 광주 등 전남 지역을 K푸드 수출기지로 만들 터를 닦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지역을 기반으로 농식품업이 활성화해 내수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정받은 농수산품이 수출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aT는 지난해와 올해 고흥 만남의 광장, 순천 호수공원, 목포 평화광장, 승촌보, 북광주농협 등 5곳에 직거래장터를 열었다. 올해는 강진과 완도·나주·신안 등 4개 지역에서 산지 특산품을 소개하는 박람회도 개최했다.

지역 농식품 중소기업의 수출 체질 개선에도 나섰다. aT는 7월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으로 나주 지역에서 건조식품·액상차·과일칩·김치류 등을 수출하는 4개 업체를 대상으로 경영·기술상 문제점을 진단하고 품질, 위생관리, 수출시장 개척 등의 개선방안을 전달했다. 이와 함께 지역 농산품 수급 안정을 위한 농산물 비축기지를 구축하기 위해 올해 전남 장성에 부지도 확보하며 전남 지역을 국내 농수산품 수출의 전진기지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 전문가들은 aT가 이전하기 전부터 지역활동을 늘리며 빠르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용서 목포대 교수는 "aT가 지역사회와 '윈윈(win-win)' 할 수 있는 농수산 유통·수출 전문성을 지역에 심으며 지역사회에 융화하고 있다"며 "지역 대학과 공공기관, 지역 농수산식품 업체들과 교류하는 프로그램을 늘리고 있어 지역 농수산업의 수출 개선도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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