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박승 총재 "경제에서 애국심이란 없다"

"국내기업들 해외 투자 비난할 수 없다"<br>"개인재산 교육기관 기증 활성화해야"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경제에서 애국심을 기대해서는 안된다면서 최근 국내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은 국내 투자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경제에서 노화의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면서 `젊은 경제'로 되돌려놓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총재는 이날 서울 경복고등학교에서 열린 재학생 초청 특별 경제강좌에서 "경제는 냉혹한 법칙에 따라 돌아가는 것"이라면서 "경제에서 애국심이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현재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국내기업들이 외국에 투자하는 것을 비난할 수 는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개방경제 시대에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의 투자여건이 그만큼 열악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총재는 "우리나라와 중국을 비교할 때 임금은 우리가 10배, 땅 값은 4배, 세금은 두 배나 되는 등 투자여건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며 "강성노조가 버티고 있는 것도 국내투자를 더욱 부진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박 총재는 또 경제의 노화현상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노화된 경제는 저성장과 고물가, 사회불안 가중 등이 혼재된 경제를 말한다"면서 "인구증가도 정지상태에 있고 고령화도 급진전되는 등 우리 경제 곳곳에서노화현상의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 노화현상이 현실화되면 노동력 감소로 인해 생산력이 떨어지고 소비저하로 경제의 활력도 줄어들 것"이라며 "출산을 장려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를갖춰 우리 경제를 '젊은 경제'로 되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이와 함께 교육의 공공재적 기능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년 수조원씩 들어가는 사교육비가 교육세로 전환됐더라면 교육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며 "교육 수요를 과외 등 사교육으로 해결하려고 하다보니 비용의 효율성이 지극히 부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총재는 아울러 개인 재산의 교육기관 기증 문화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진경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건강, 여가 등 '고급 서비스' 분야에 대해 국가가 책임을 지고 국민을 지원해야 한다"며 "교육기관이 건실한 재정기반 위에서 대중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기증 문화를 활성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또 "우리나라가 더 잘사는 나라가 되려면 고급서비스를 사회 공동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개인중심이 아닌 사회와 공동체 중심의 사고로 전환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고준구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