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알기 쉬운 생활법률] 방송프로그램 명칭 상표 출원

타인 상품과 혼동 유발·명성 손상 우려땐

예능프로 명칭·노래제목 상표등록 못해

권단 법무법인(유) 동인 변호사


상표브로커 A씨는 유명 예능프로그램 B를 시청하다가 C라는 제목의 가요 코너를 신설한다는 예고편을 보게 됐다. A씨는 즉시 의류를 지정상품으로 해 C를 상표 출원했다. 또 상표출원 검색 중 B가 성인용품에 출원되지 않은 사실을 발견하고 성인용품을 지정상품으로 지정해 B도 상표 출원했다. 아울러 '강남스타일'이 순대를 지정상품으로 해 출원되지 않은 것을 알고 순대를 지정상품으로 한 상표도 출원했다. C코너에 새로운 여성 아이돌 그룹 D가 출연하자 본방송 두 달 뒤 A씨는 화장품을 지정상품으로 해 D를 상표 출원했다. A씨가 출원한 각 상표는 모두 등록될 수 있을까.

원칙적으로 우리나라는 상표법에서 선출원주의를 택하고 있다. A씨가 다른 사람보다 하루라도 먼저 각 상표를 출원했다면 모두 A씨의 상표로 등록될 수 있다. 하지만 위 사례에서 A씨가 출원한 상표는 상표등록 요건 예외 사유이거나 상표 등록 거절 사유에 해당하므로 모두 상표로 등록할 수 없다.


먼저 B라는 예능프로그램 명칭은 A시의 출원 당시 이미 유명세를 타 A씨가 성인용품에 B를 사용하게 되면 B의 식별력이나 명성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으므로 상표법 제7조 제1항 10호인 '수요자 간에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는 타인의 상품이나 영업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거나 그 식별력 또는 명성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는 상표'에 해당돼 상표 등록이 거절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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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C를 상표 출원할 시점에는 C가 본방송이 되기도 전이므로 C라는 코너 명칭이 유명하다고 할 수 없어 B처럼 상표법 제7조 제1항 10호를 적용할 수 없다. 그러나 상표법 제7조 제1항 11호 규정인 '상품의 품질을 오인하게 하거나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는 출처의 오인 혼동으로 인한 수요자 기만을 방지해 사회 거래질서를 보호하겠다는 공익적 견지의 규정이므로 다른 조항과 달리 상표출원시점이 아니라 상표등록여부결정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C가 비록 A씨의 상표 출원 시점에는 유명한 코너가 아니지만 등록 시점에는 널리 알려지게 될 것이고 의류가 방송과 경제적으로 밀접한 상품인데다 후원관계나 상품화 가능성이 높은 패션 분야에 속하기 때문에 11호 규정이 적용돼 C 상표 등록은 거절될 것이다

강남스타일은 일반인이 유행어처럼 사용하게 된 노래의 제목이므로 식별력이 없게 돼 상표법 제6조 제1항 7호인 '수요자가 누구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을 표시하는 것인가를 식별할 수 없는 상표'에 해당하므로 지정상품이 무엇이든 상표로 등록이 될 수 없다.

A씨가 D를 출원할 때까지 D가 약 2개월의 활동을 한 것에 불과하더라도 음악에 대해 일반인의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A씨의 출원일 무렵에 국내 수요자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어 저명성을 획득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저명한 타인의 인격권을 보호하기 위한 상표법 제7조 제1항 6호 '저명한 타인의 성명·명칭 또는 상호·초상·서명·인장·아호·예명·필명 또는 이들의 약칭을 포함하는 상표'에 적용돼 지정상품과 상관없이 상표 등록이 거절된다. dankwon@dongin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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