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모든 금융사 매출채권 담보대출 실태 조사

2금융권은 자체점검 후 조사 … 사기대출 피해 금융사·금액 늘듯


금융당국이 KT의 자회사인 KT ENS와 협력업체 직원이 짜고 수천억원대의 대출사기를 일으킨 것과 관련해 모든 금융사의 매출채권 담보대출 실태를 조사하기로 했다. 대출 사기를 당한 금융사가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등 13개사로 추정됐지만 금융당국의 검사가 확대되고 있어 다른 금융사의 피해도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KT ENS의 직원 김모씨와 협력업체 N사 대표가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의 허점을 이용해 수천억원을 대출 받았다고 보고 나머지 금융사에 대해서도 점검하기로 했다.


당국은 이번에 피해를 본 은행뿐만 아니라 신한은행 같은 나머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대출관행을 점검할 예정이다. 저축은행과 증권사 등 2금융권은 자체 점검을 하도록 하고 문제가 있는 곳에 대해서는 직접 검사를 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또 금융사들이 기업 대출시 대기업을 맹신하는 관행을 뜯어고치도록 강력히 주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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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대출 금액과 관련해서는 대출 규모가 오락가락하고 있어 당국이 성과 알리기에 급급해 서둘러 발표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6일 오후 브리핑 때는 2,800억원이라고 했다가 국민은행 검사 과정에서 1차적으로 108억원이 더 드러나 2,900억원이 됐다가 추가로 농협에서도 100억원 이상의 대출금이 더해졌다. 하지만 이마저도 총액 기준으로는 정확하지 않다. KT ENS가 경찰 측에 밝힌 대출금액은 2,3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당국의 수사나 금감원 검사 과정에서 더 늘어날 수 있다. 실제 관련자들이 돌려막기를 통해 계속 대출을 일으켰던 점과 일부 저축은행서 과거 해당 대출을 취급했다가 상환 받았다는 얘기를 감안하면 가능성은 높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금융사 숫자도 당국은 은행 3곳과 저축은행 10개 등 총 13개라고 했지만 경찰은 최소 17곳 이상의 금융사가 관계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동부저축은행의 경우 KT ENS가 아닌 다른 KT 계열사에 부동산담보대출을 해준 게 있는데 그 대출까지 전체 저축은행 ENS 관련 여신액(800억원)으로 분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이 지나치게 서두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사건에 대한 전말도 드러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KT ENS 직원 김모씨는 2008년 5월부터 최근까지 100여차례에 걸쳐 6개 협력업체가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서류를 위조해 허위 매출채권을 제공했다. 협력업체들은 이 대가로 김씨에게 매달 수백만원씩 수천만원을 챙겨줬고 차량 리스 비용도 부담했다. 김씨는 한 협력업체에서는 2011년부터 법인카드를 받아 매달 100만원씩 썼으며 2012년부터는 매달 300만원씩 쓴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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