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TIPS 제기능 못한다"

물가상승률 제대로 반영 못해<br>인플레 헤지상품 역할에 의문<br>모건스탠리등 지분 축소 권고


원금 및 이자 지급액을 물가에 연동시켜 물가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주는 채권인 물가연동국채(TIPS)가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가솔린과 식료품 가격이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TIPS의 기능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와 FTN파이낸셜은 고객들에게 TIP의 투자 비중을 줄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두 회사는 TIP가 미국의 물가상승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에 연동된 다른 파생상품이나 회사채 등에 투자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발행 규모가 5,000억달러 정도인 TIPS의 올해 수익률은 평균 5%에 이른다. 이는 국채 수익률 2.2%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하지만 CPI가 지난해 이후 39% 오른 가솔린과 133% 급등한 옥수수 가격을 반영하지 못해 TIPS 투자 역시 사실상 손해나 마찬가지라고 투자자들은 불평하고 있다. 실제 물가상승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심리가 지난 1995년 이래 최고 수준인 3.4%까지 치솟았지만, TIPS의 수익률은 지난 18개월동안 전혀 변화가 없었다. 연금 펀드의 투자를 맡고 있는 제레미 울프슨은 “최근 CPI가 물가상승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인플레이션 헤지 상품으로서의 TIP의 역할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TIPS는 통상 일반 국채보다 더 낮은 이자를 지불한다. 트레이더들이 인플레이션 조정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이 더 커질 것으로 보는 트레이더들은 TIPS와 국채간 수익률 격차가 확대되는 쪽에 베팅한다. 따라서 수익률 격차가 커질수록, 물가가 오를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더 크다는 뜻이다. 모건스탠리의 조지 곤칼브스 채권 전략가는 “지난 18개월동안 TIPS와 국채간 수익률 격차가 거의 없었다는 사실은 TIPS가 제 역할을 못했다는 뜻과 같다”고 비판했다. TIPS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에는 CPI 산정방식에 대한 불신도 자리한다. 미국 정부는 이 같은 비판을 인식하고 현재 CPI를 산정하는 데 쓰이는 내구재의 종류를 보다 일상적이고 값싼 제품으로 바꾸고 있다. 플렉켄스타인 캐피털의 윌리엄 플렉켄스타인 대표는 “TIPS를 보유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CPI가 믿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TIPS 보다는 투자자들에게 인플레이션 스왑을 구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스왑션(Swaption) 등 다른 파생상품을 권하고 있다. 스왑션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교환하는 금리 스왑과 미래의 매매권을 거래하는 옵션, 이 두 가지를 조합한 거래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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