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차이나 리포트] 선전·둥관 등 주강 삼각주, 첨단 산업 기지로 대변신 중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자재·인건비 상승에 기업들 생사 위기 몰려<br>자동화 설비 늘리고 첨단로봇 도입 확대

광둥성 둥관시에 위치한 산업용 로봇 제조회사인 푸징(富井)의 생산라인 모습. 중국의 개혁·개방 1번지인 선전, 둥관 등 주강 삼각주의 기업들이 구인난, 노동비용 상승 등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해 자동화 설비 도입 등 산업구조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 출처=푸징 회사 사이트(www.robot-365.com)


중국 개혁ㆍ개방의 1번지인 선전, 둥관 등 주강 삼각주 기업들이 기존의 노동집약형 구조에서 벗어나 설비 자동화ㆍ선진화 등 첨단 기업으로의 변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노동비용 상승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생존법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구인난, 노동비용 급증 등으로 생사의 위기에 몰렸다가 기계화ㆍ자동화 작업을 거치며 새롭게 태어난 대표적인 곳은 모직 기업이 몰려있는 둥관의 따랑(大朗)단지. 만여개가 넘는 모직기업이 몰려있는 중국 양모 스웨터의 명산지인 이 곳은 지난 2008년 이후 비용이 오르고 주문은 급감하면서 수많은 기업이 도산 위기에 처했었다.


하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노동 집약형의 수동 기계 및 자동 벨트 기계를 첨단 수치 제어 직기로 대체하면서 대량의 노동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데다 생산 효율성이 대폭 높아지면서 활력있는 산업으로 변모했다.

중국 유력 주간지인 경제관찰보는 최신호에서 주강 삼각주 지역의 기업에서 기계가 인력을 대체하는 추세가 확산됨에 따라 이들 지역의 기존 노동집약형 산업이 자본집약형 첨단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 출신으로 동관에서 22년간 양모 방직업체를 운영해 온 뤄자룬씨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후 노동 밀집형의 수많은 주강 삼각주 수출 기업들이 원자재 및 노동력 비용 상승에다 인민폐 가치 상승까지 겹치며 기존 생산 방식을 고수하는 기업들은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뤄자룬은 다행히도 발빠르게 노동력을 첨단 기계로 대체하는 전환 작업을 단행해 비용 절감은 물론 생산 효율성 상승 및 상품 품질 제고라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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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이전 따랑 단지에 수치 제어 직기는 몇 백대에 그쳤으나 현재는 3만대에 이른다. 뤄자룬씨는 "수치 제어 직기를 사용하면 노동 비용이 혁신적으로 절감돼 기존 방식보다 60~80%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동관 대만투자기업 협회 관계자는 "기계가 인력을 대신하는 자동화 및 지능화 생산은 대만 투자기업의 대세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경영환경의 변화는 기계 설비 선진화 및 자동화를 촉진하면서 방직산업은 물론 주강 삼각주 지역의 전반적인 산업구조를 고도화시키고 있다.

케이블 등을 만드는 대만계 기업인 용타이 전자는 100% 수출 기업으로 세계 경기 침체에다 구인난, 인민폐 가치 상승 등으로 기업 이윤이 날이 갈수록 줄어 들었다. 결국 자동화, 선진 기계 설비 도입을 통한 인력비 절감, 생산 효율성 제고만이 살 길이라고 판단한 이 기업은 480만달러를 들여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 사출 성형 설비, 정밀 측량기, 자동화 컴퓨터 통제 시스템을 매입했다. 올해 이 회사의 인력은 전년보다 1,000명 이상 줄어서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반면 상품 품질이 제고되면서 이 회사가 만드는 제품은 전세계 고급 디지털 전송 케이블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동관 대만투자기업 협회의 시에칭위엔 회장은"대만계 기업 중 기계 제조 및 전자소재 부품 분야의 자동화 추세가 가장 빨라 기존 기업의 60~70%가 이미 산업 설비를 고도화했고 의복, 가구 등의 대표적인 노동집약형 산업까지 포함할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30~40%가 설비를 선진화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주강 삼각주 지역의 대부분 기업은 최근 1~2년간 평균 임금 상승률이 80%에 이르고 있다. 이렇기 때문에 선전, 동관 등의 기업들은 부득불 자동화 설비 도입으로 인력을 줄이고 효율을 높여 비용 압박을 상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애플의 아이폰 등을 생산하는 중국내 최대 전자부품 하청 생산업체인 팍스콘이 장차 100대의 첨단 로봇을 사들이겠다고 도입한 것도 이같은 추세와 결코 무관치 않다. 팍스콘은 내년 하반기까지 현장 직원의 임금을 재차 2배로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자동화를 통한 현장 인력 축소가 동반돼야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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