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1월5일] 포드의 날


1914년 1월5일, 디트로이트시 포드자동차 공장. 신년 임금인상안에 탄성이 터졌다. 헨리 포드가 직접 발표한 내용을 들으며 노동자들은 귀를 의심했다. ‘최저 2.35달러인 일당을 5달러로 올리고 작업시간까지 9시간에서 8시간으로 단축한다니!’ 이튿날부터 난리가 났다. 구직자 1만여명이 포드사 하이랜드 공장 앞에 장사진을 쳤다. 다음날에는 1만5,000여명이 몰려들었다. 미국 신문들은 ‘역사상 가장 뛰어난 종업원 우대정책’ ‘고결한 선물’ ‘포드의 위대한 날’이라는 제목을 뽑았다.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충격을 즐기는 분위기 속에서 분노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동종업계 경영진은 ‘포드는 공산주의자’라며 씩씩거렸다. 타사 노동자들은 ‘포드를 본받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자동차 업계는 물론 미국 제조업 전체의 임금이 크게 올랐다. 높아진 구매력으로 T형 승용차의 판매액도 올라가 포드사는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거뒀다. 포드는 왜 임금을 두 배 이상 올렸을까. 대량생산체제를 갖춘 뒤 결근율 10%, 이직률은 370%로 각각 두 배 이상씩 올랐다는 보고서가 나왔기 때문이다. 임금인상은 또 다른 생산성 극대화 노력이었던 셈이다. ‘포드의 날’로부터 16년이 흐른 1930년, 포드는 또 한번 임금을 크게 올렸다. 대공황기를 맞아 기업인들에게 ‘임금을 삭감하지 말라’고 부탁한 후버 대통령의 권고에 호응해서다. 결과는 예전과 정반대였다. 급격한 수지악화로 인원과 급여를 삭감할 수밖에 없었다. 포드의 두 차례 임금인상이 빚은 정반대의 결과는 ‘경제적 합리성이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시대와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말해주지만 해석은 제 각각이다. 저마다 유리한 데로만 바라볼 뿐이다. 노조든 경영진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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