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금리조정 속도 빨라지나" 촉각

■ 이성태 한은 신임총재 취임<br>경기회복 등 감안 선제적 금리인상 시사

이성태 한국은행 신임 총재는 3일 “물가가 통화정책의 전부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부동산만 보고 통화정책을 할 수는 없지만 부동산이 통화정책과 관련해 중요한 부분인 것은 틀림없다”고 밝혔다. 금융안정의 측면에서 부동산 불안시 금리를 인상하는 등 통화정책에 적극 고려하겠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이날 취임식을 갖고 4년 임기를 시작한 이 총재는 첫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이 잘되고 잘못됨을 나타내는 징조는 꼭 물가에서만 나타나지 않으며 물가 외의 다른 분야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며 “부동산시장도 그 중의 하나라고 보며 전체 금융안정이라는 측면에서 한은이 부동산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문제는 전세계적인 현상일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전세계적인 통화정책 기조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지난해 말과 올해에 다시 일어나고 있는 부동산시장 불안에 대해서는 한은도 상당한 우려를 가지고 관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취임 일성으로 “때에 따라서는 불확실성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혀 부동산 문제는 물론 미 금리인상, 경기회복 여하에 따라 선제적으로 정책금리를 과감하게 인상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일부 해외 투자 은행들의 ‘강성’ ‘매파’라는 평가에 대해 “그런 평가는 특정 상황에서의 발언을 염두에 두고 한 듯 하지만 상황이 바뀌면 그 발언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그때 그때 상황에 적합하게 행동을 취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일관성 있는 태도”이며 “물가가 위험하면 그것에 맞는 태도를 취하고 다른 부분에 걱정이 있다면 그것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50~60년대는 한은이 준정부적인 일을 했으나 지금 요구되는 중앙은행의 상황은 다르며 21세기 첫 10년 동안 한은이 어떤 역할을 해나갈지에 초점을 맞춰 한은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임 부총재를 제청했냐는 물음에 “인사는 뚜껑 열린 다음에 말하는 것이다. 기다려달라”고 직답을 피했으며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해서도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며 조심스런 모습을 보였다. 이 총재는 시장에 불필요한 오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인지 취임식 때도 준비한 원고를 읽어 내려가는 등 신중한 첫발을 내디뎠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