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6월 24일] 자원개발 인프라에 우선 투자를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으로 세계경제에 먹구름이 몰려왔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산유국조차 고유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에 이르렀지만 이란 등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강경파들은 증산을 반대하고 있어 하반기 유가 전망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투자자본이 에너지자원으로 이동하면서 투기적인 요소까지 가미된 형국이라 ‘유가 200달러시대’에 대한 일부의 관측이 더 이상 놀랍지 않다. 정부는 이러한 고유가시대를 맞이해 에너지자원 확보를 국가 과제로 설정하고 총리가 자원외교를 몸소 챙기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제3차 해외자원개발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현재 4% 수준에 불과한 석유 자주개발률을 오는 2012년까지 18%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천명한 바 있다. 특히 고위급 자원외교를 통한 ‘패키지형 자원개발사업’로 정보기술(IT), 플랜트, 사회간접자본(SOC) 등 국제 경쟁력을 갖춘 우리 산업과 현지의 자원개발사업을 연계해 강대국 자원전쟁의 틈새를 뚫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를 바라보는 국민의 기대는 크다. 자원개발사업 대형화, 투자재원 증액, 자원외교협력을 통한 대규모 사업발굴에서 일정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산업의 토대가 되는 인력ㆍ기술ㆍ정보에 대한 투자는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올해 배정된 자원개발예산 1조원 중 ‘인프라 구축’에 대한 예산은 전체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막대한 에너지 수요가 예측되는 중국의 자원확보정책은 종종 ‘군사정책’에 비견된다. 에너지 개발을 전담하는 별도의 조직을 신설하고 1조8,000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이른바 ‘싹쓸이 자원외교’를 펼치며 세계 에너지시장을 누비고 있다. 이와 동시에 기술개발과 인력양성 등 인프라 구축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북경석유대학과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한 권역별 석유대학의 설립으로 글로벌 자원전문인력 양성에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중국처럼 막대한 자금과 외교력을 무기로 자원전쟁에 뛰어들 수는 없다.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우리만의 전략과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원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 확대가 시급하다. 그 첫걸음은 맥이 끊기다시피 한 자원전문인력양성과 관련 산업기술의 확보가 될 것이다. 에너지의 ‘자주개발’은 탄탄한 기술력과 정보력, 그리고 ‘토종’ 에너지 전문가의 양성 없이는 사상누각에 그칠 수밖에 없다. 고유가에 허덕이는 지금이야말로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우리 속담의 의미를 새겨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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