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현대차 기업설명회(IR)에 참석한 정태환 현대차 재경담당 부사장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힘이 넘쳤다. 새로운 성장엔진을 장착한 현대차의 무한질주를 예고하는 듯한 자신감도 묻어났다. 현대차가 이날 밝힌 1ㆍ4분기 매출은 내수 3조4,581억원에 수출 4조7,397억원을 더해 8조1,9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0% 늘어난 규모이다. 통상 비수기인 1ㆍ4분기 매출이 8조원을 넘어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영업이익도 무려 61.0% 증가한 5,291억원으로 불어나 산뜻한 출발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1ㆍ4분기 실적을 감안할 때 현대차가 올해 환율 상승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양 날개를 동력으로 삼아 사상 최대의 실적을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도요타 등 일본 업체가 엔화 강세로 해외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 같은 실적 호조에 대해 “중ㆍ대형 차종이 판매 호조를 보였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원가 혁신활동으로 원가경쟁력이 강화됐다”면서 “환율도 우호적으로 작용해 1ㆍ4분기 매출이 처음으로 8조원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원ㆍ유로 환율은 지난해보다 17.4% 상승했고 원ㆍ달러 환율은 2.2% 올라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본격적으로 추진한 원가 혁신 프로그램도 수익성 향상에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원가 혁신활동으로 지난해 3,500억원가량의 경비를 줄였고 올 한해 동안 총 8,000억원의 비용을 줄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발표된 현대차의 1ㆍ4분기 전체 판매 대수(국내 생산분)는 지난해 동기 대비 14.3% 늘어난 44만2,971대. 내수는 제네시스의 쏘나타 트랜스폼 판매 성장에 힘입어 10.9% 증가한 15만8,227대를 기록했다. 또 해외 공장 생산분 판매실적은 27만3,821대로 22.1% 늘었다. 특히 인도법인은 지난해 10월 제2공장 완공 이후 새로 출시한 i10의 판매 호조로 지난해 동기 대비 42.3% 늘어난 11만4,000대를 판매했다. 또 동유럽과 아중동 및 라틴아메리카 등 신흥시장에서는 40.2% 늘어난 18만5,000대를 판매하기도 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시장 다변화를 꾸준히 진행해 특정 지역 경제상황과 관계없이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는 이상적인 영업구조를 갖추게 됐다”면서 “실적 호조를 이어가기 위해 유리해진 환율 여건을 적극 활용한 경쟁력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대차는 최근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차량 출고 가격 인상설을 일축했다. 정 부사장은 “(차량) 가격 인상 문제는 소비자들(의 의견)이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끌고 갈 수 없다”면서 “공감대가 형성돼야 가격을 올릴 수 있을 만큼 가격 인상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