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올 문화시장 5대 키워드] 레트로, '응답하라 1994' 등 복고 콘텐츠 쏟아져

90년대 영화 잇단 재개봉… 관련 문화상품 소비 급증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 기조 중 하나인 '문화 융성'은 누구나 차별 없이 문화를 누리고, 문화로 소통하며, 문화를 매개로 차이를 줄이는 사회 통합의 중요한 키워드라 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올해 문화계는 진전된 변화상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케이블채널 tvN의 '꽃보다 할배'의 뜨거운 인기를 통해 20대 젊은이와 70대 할아버지가 세대 차이를 넘어 소통할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일깨웠다. 1990년대 문화 코드와 로맨스를 버무린 케이블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비롯해 당시 유행했던 가요나 영화가 다시금 조명을 받으며 40대의 감수성에 젊은 세대 역시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사회 현실을 반영한 작품들이 대중들의 관심을 끌면서 흥행의 키워드로 등극하기도 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비롯해 영화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 '숨바꼭질' 등 양극화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대거 선보이면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줬다.

영화 '건축학개론', 드라마 '응답하라 1997' 등을 통해 지난해부터 불어 닥친 복고(Retro·레트로)의 인기는 올해도 이어졌다.


지난 10월 시작한 tvN드라마 '응답하라 1994'는 케이블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평균 시청률 10%에 육박하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 '농구대찬치' 등 1990년대 굵직한 문화코드와 로맨스를 버무린 이 드라마는 '복고 전성시대' 한가운데 자리한 주요 콘텐츠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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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도 '레트로' 시류에 편승했다. 90년대 영화들의 잇따른 재개봉 열풍이 그것이다. 올해 2월 '러브레터'(1995)를 시작으로, '레옹' (1994),'4월 이야기' (1998),'그랑블루' (1993), '8월의 크리스마스' (1998) 등이 연이어 극장에 걸렸다. 이따금 옛 작품들이 재개봉돼 관객을 찾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한 달에 한 번꼴로 1990년대 추억의 명화들이 속속들이 재개봉했다. 방송·영화 등 대중문화 전반으로 90년대식 복고가 전성 시대를 맞고 있는 격이다.

1990년대는 '문화 대통령' 서태지는 물론 다양한 문화적 아이콘(상징)이 많았으며 일본 대중문화 개방과 맞물려 일본 명작들이 다수 소개되는 등 진정한 의미의 대중문화 황금기로 규정된다. 당시 대학 시절을 보내며 풍부한 문화 콘텐츠를 흡수한 90년대 학번들이 지금은 문화 콘텐츠 생산자(박진영·신원호 PD 등)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문화 소비 측면에서도 1990년대를 소재로 한 문화 상품은 당시 청소년기와 대학 시절을 보낸 지금의 30∼40대에게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한다.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위치에 올랐지만, 하루하루 피 말리는 삶의 전쟁터에서 마음 의지할 곳이 없는 30~40대 중년층에게 정서적으로 가장 풍요로웠던 그때 그 시절을 곱씹게 하는 '추억 팔이' 아이템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게 했다. 90년대를 소재로 한 콘텐츠가 쏟아지고 활발히 소비됐던 이유다. 이에 더해 20대 젊은 층 역시 '레트로' 콘텐츠에 큰 관심을 보였다. 당시 소비됐던 문화와 현재 자신이 소비하는 문화의 공통분모를 찾으려는 모습 역시 1990년대 문화 콘텐츠 인기에 힘을 실어주는 또 다른 요인이 됐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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