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을 검토한 결과 현행 구상으로는 정부 재정이 50% 이상 투입돼야 하는 등 민간투자로 사업 추진이 곤란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게 부풀려진 수요를 적정 수준으로 낮추고 운임체계도 바꾸는 등 사업계획 조정이 필요하며 노선 건설과 도시개발 연계를 통한 개발분담금도 확보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국토해양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은 10일 오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타당성조사' 공청회를 열고 경기도가 제안한 GTX 사업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하고 국가 철도망 계획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교통연구원은 이날 그동안 제시된 경기도ㆍ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ㆍ동림컨설턴트ㆍ삼성중공업의 GTX 4개 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연규 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예비타당성 조사(B/C) 결과 경기도 제안 사업(0.92)과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0.86), 삼성중공업(0.80), 동림컨설턴트(0.47) 모두 1.0에 못 미쳐 4개 사업 모두 경제성를 확보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수요 예측이 너무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경기도를 포함한 4개 주체는 1일 이용객을 19만명에서 190만명까지 내다봤지만 교통연구원은 5만7,000명에서 70만3,000명 수준으로 예측했다. 국토부와 교통연구원은 이들 사업이 모두 경제성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경기도와 현산 컨소시엄의 제안 B/C가 통상 사업을 고려할 수 있는 0.85를 넘어 사업 계획을 일부 조정할 경우 사업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위원은 "경제적 효율성을 비교할 때 경기도의 사업 제안이 가장 우수하다"며 "운임체계를 조정하고 사업비를 절감하는 등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교통연구원은 "기본요금 1,800원에 ㎞당 40원을 추가요금으로 하는 방식이 적정하다"며 "이렇게 하면 B/C가 1.17로 높아져 경제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사업은 민자개발 방식으로 추진하되 총 사업비의 50% 이상을 민간이 투자해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현재 추정되는 사업비의 82%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되면 사업비는 현재 13조원에서 10조5,000억원가량으로 줄어들고 민간이 5조2,400억원, 중앙정부가 2조1,300억원, 지자체가 7,100억원 정도를 부담하게 된다. 나머지 2조4,000억원은 노선 건설과 도시개발을 연계해서 나오는 개발분담금에서 확보하도록 했다. 교통연구원은 경기도가 구상한 3개 노선을 1개 사업자가 동시에 착공하거나 3개 사업자가 나눠 동시 또는 착공안을 제시했고 국토부는 동시 착공 여부 등을 고려해 사업 방식을 연말까지 결정하기로 했다. GTX가 건설되면 경기도 일산에서 서울 삼성동까지 83분에서 22분, 삼성동에서 동탄신도시까지 66분에서 18분으로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