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미술계, 고객 지향형 서비스·사업 다각화 '겨울나기'

서울옥션, 유찰작품 개인 판매·해외시장 개척<br>화랑들은 기업과 협업 '복합 문화행사' 적극<br>갤러리 개성 강조 '대표 작가' 전시도 잇따라



‘불황의 미술계, 그래도 돌파구는 있다.’ 세계 금융위기로 모두가 힘겨움을 호소하는 요즘, 미술품 시장도 속이 타긴 마찬가지다. 이에 경매회사와 화랑들은 각자 불황에 살아 남기 위한 전략으로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본래 고객 맞춤형 판매가 발달한 미술업계지만 시장상황이 좋지 않을수록 고객 지향형 서비스는 한층 세분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또 앞서 10년 전 IMF 외환위기를 겪어본 업체들은 나름의 노하우를 익혀 사업다각화를 꾀하는 등 계획적으로 맞서고 있다. ◇서울옥션, 프라이빗 세일 실시=서울옥션은 주력사업인 경매이외에 프라이빗 세일(private saleㆍ개인판매)을 추진하는 등 사업다각화를 모색중이다. 현금유동성이 좋지 않아 낙찰률이 낮아진 점을 감안, 미리 구매의사를 표시한 고객에게 유찰된 작품도 구입할 수 있게끔 연결해주는 것. 이 같은 전략은 크리스티나 신와옥션 같은 해외 경매회사도 필요에 따라 이용하는 방법이다. 또 우리나라의 외환시장이 불안정해 환율 변동폭이 크다는 점을 기회로 삼아 해외시장 개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 환율변동 만으로도 국내작가의 작품을 30~40% 할인된 가격에 외국에 소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동시에 환율이 안정적이던 지난해 국내에 수입ㆍ확보된 해외 대작들을 홍콩경매 등을 통해 선보임으로써 소장자와 낙찰자 모두 ‘윈윈’ 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 10월 삼성동 코엑스에 마련한 200평 규모의 서울옥션 강남점의 경우 전시 뿐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를 여는 다용도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화랑, 기업ㆍ브랜드 협업=화랑들은 기업과의 협업(collaboration)으로 사업다각화를 꾀한다. 신사동 갤러리현대 강남점에서는 현재 전시중인 가족애를 주제로 한 김덕기 개인전에서 유아교육브랜드 ‘짐보리’와 공동으로 화가가 직접 지도하는 미술수업이 진행됐다. 갤러리현대 측은 “기업의 경우 예술을 강조하고 화가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마케팅전략에 대한 의뢰가 많고, 미술애호가인 VIP 고객들은 브랜드와 아티스트를 결합한 복합문화행사에 관심이 많아 이를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여숙화랑의 경우 전속작가 에디강(본명 강석현)의 개인전이 의류브랜드 폴스미스 매장에서 열려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함께 관심을 끌었다. ◇힘들수록 개성 강조=각 화랑들은 각자의 색깔을 강조해 갤러리 대표 작가로 꾸미는 ‘프라이빗 컬렉션’전을 열고 있다. 단순한 상설전과 다른 점은 해당 작가에 대한 기존 컬렉터들을 고려하되 주머니 사정을 감안한 소품과 저가 작품을 선보이는 것. 평창동 가나아트는 박항률ㆍ강영민 등 작가 16명의 작품 40여점을 선보이는 ‘마이 프라이빗 컬렉션’전을 내년 1월18일까지 연다. 30호 미만의 100만~700만원 대 중저가 작품이 대부분. 특히 도성욱의 6호 3점의 3단 작품, 정해윤ㆍ고영훈ㆍ정명조ㆍ안성하ㆍ정해윤ㆍ정직성 등 대작 작가들이 내 놓은 보기 드문 소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다. 연말연시를 맞아 청담동 표갤러리 사우스, 소격동 학고재와 갤러리 선컨템포러리 역시 대표작가의 중저가 작품전을 열고 있다. 수준높은 고서화와 미니멀리즘 회화로 유명한 학고재화랑은 공격적으로 내년을 맞는다. 내년 1월 첫 전시로 대규모 고서화전, 4월에는 지난해 모마(MoMA)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연 미국의 조각가 리처드 세라 개인전을 연다. 화랑 기존 고객들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고려한 선택이다. 우찬규 학고재 대표는 “고미술품 시장이 위축돼 있지만 화랑 기존 고객들을 고려해 고서화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불황이라는 이유로 오히려 외국의 유명작가, 좋은 전시를 유치하는 게 쉽다는 점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