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남아공 월드컵] 아듀! 남아공… "2014년 브라질서 만나요"

亞 선방에 伊·佛등 강호 몰락 '세계 축구 평준화'<br>오심으로 얼룩진 축제…심판제도 개선 '한목소리'

'올레 스페인, 아듀 남아공.' 남아프리카공화국은 2010 남아공 월드컵의 '히트상품' 부부젤라의 힘찬 축하 인사로 마지막 손님인 스페인을 배웅했다. 한달 동안 지구촌을 뜨겁게 달군 월드컵이 스페인의 80년 우승 한풀이로 막을 내리고 오는 2014년 브라질에서 새로운 드라마를 써내려 가기로 했다. 사상 처음으로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서 열린 이번 월드컵은 프랑스ㆍ이탈리아 등 전통 강호들이 월드컵 새내기를 상대로 맥을 못 출 정도로 세계축구가 평준화된 현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장(場)이었다. 7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은 한국도 그리스ㆍ나이지리아 등 강호들을 꺾으며 사상 처음으로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달성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가 적지 않게 펼쳐졌지만 심판진의 오심으로 몇몇 경기가 허무하게 끝나버린 것은 이번 월드컵의 '옥의 티'이자 다음 대회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월드컵 80년 무관의 제왕 떨쳐낸 스페인=12일(한국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경기장은 빨강과 노랑으로 버무려진 응원단이 물결처럼 춤을 췄다. 스페인 국기를 형상화한 색상의 응원단은 80년의 기다림을 마침내 보상받았다. 결승전 전ㆍ후반이 0대0으로 끝난 뒤 연장 후반 11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오른발 슈팅을 때렸고 볼은 네덜란드 골망에 꽂혔다. 노랑색 응원단은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함성을 내질렀고 오렌지색의 네덜란드 응원단은 얼굴을 감싸 쥐었다. 스페인이 80년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올라 8번째 우승국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남아공 월드컵 결승전에서 스페인이 네덜란드를 1대0으로 누르고 세계 축구의 중심으로 우뚝 서는 순간이었다. 스페인은 유럽 이외의 지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안은 첫 번째 유럽 국가로도 이름을 새겼다. 이번 월드컵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혔던 스페인은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스위스에 0대1로 패해 출항은 어수선했다. 하지만 무적함대는 돛을 편 뒤 유감없이 위용을 드러냈다. 사비, 이니에스타 등 막강한 미드필더를 중심으로 '뺏기지 않는 패스 플레이'를 펼쳤다. 월드컵 예ㆍ본선 14전 전승의 네덜란드조차 스페인의 골문을 뚫지 못하고 월드컵 3번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평준화된 세계 축구, '절대강자는 없다'=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전통적인 강호들의 성적표는 세계축구의 평준화 경향을 확연히 보여준다. 지난 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한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나란히 1무2패, 2무1패의 성적으로 16강에도 들지 못한 채 짐을 쌌다. 우승 후보 브라질은 8강에서 네덜란드에 발목을 잡혔고 아르헨티나는 독일에 0대4로 대패하며 망신을 당했다. 개최국 남아공과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강호들도 지리적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줄줄이 16강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강호들이 혼쭐났던 반면 주변국들의 상승세는 돋보였다.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얼굴을 내민 뉴질랜드는 슬로바키아ㆍ이탈리아ㆍ파라과이와 모두 무승부를 기록해 유일하게 무패로 대회를 마친 팀이 됐다. 한국과 일본도 나란히 16강에 올라 아시아의 성장을 증명했고 우루과이는 40년 만에 월드컵 4강에 오르며 남미의 자존심을 세웠다. ◇제도 개선 시급한 심판제도=전반적으로 별탈 없이 대회가 끝났지만 심판제도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보다 7대가 많은 32대의 카메라가 다양한 각도로 경기 장면을 포착하면서 심판의 실수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아르헨티나는 조별 예선 첫 경기에서 반칙을 범한 뒤 골을 넣었으나 심판이 이를 보지 못해 1대0으로 승리했고 한국전에서도 오프사이드가 골로 인정돼 4대1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미국은 슬로베니아와의 조별 예선에서 0대2로 뒤지다 3대2로 뒤집는 드라마를 연출했으나 심판이 정당하게 들어간 세 번째 골을 득점으로 인정하지 않아 1승을 날렸다. 잉글랜드도 독일과 16강전에서 1골을 도둑맞아 1대4로 무너졌고 멕시코도 아르헨티나와 16강전에서 오프사이드가 골로 인정되며 무릎을 꿇었다. 축구팬들의 비판이 들불처럼 번져나가자 요지부동이던 국제축구연맹(FIFA)도 제도개선을 약속했다. 제롬 발크 FIFA 사무총장은 "현재와 같은 심판 제도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6심제 도입, 비디오 판독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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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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