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리 매력" BBB급 회사채까지 햇살

펀더멘털 우려되지만 금리높아 투자자 몰려

공모채권시장서도 BBB급 채권 회복 조짐


저금리 현상이 지속되자 기관 투가자들이 한동안 거들떠보지 않았던 BBB급 회사채로 손길을 뻗치고 있다.

펀더멘털 우려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A급 이상 우량 회사채 대비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사모사채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수요가 많지만 채무상환 능력에 문제가 없으면서 금리 매력이 높은 물량이 나올 경우 공모시장에서도 기관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BBB급 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사모사채 시장에서 특정 기관을 대상으로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사모사채는 별도의 기관 수요예측 없이 기업이 특정 투자기관과 협상을 통해 금리를 정하고 발행하는 사채다.

특히 이랜드그룹 계열사들의 발행이 두드러진다. 이랜드리테일(BBB+)은 이날 1년6개월 만기 3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금리는 4.250%에 결정됐다.


이랜드월드(BBB+)는 지난 7월부터 매달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사모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7월 1년 만기 100억원 규모를 4.65%에 발행한 것을 비롯해 8월·9월에는 1년 6개월 만기 100억원치를 4.5%에, 이달 20일에는 2년 만기 회사채 100억원을 4.9%의 금리에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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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첨단소재(BBB+)는 23일 2년 만기 200억원 규모를 3.368%에 발행한 것을 시작으로 24일 100억원(1년 6개월 만기), 27일 300억원(3년 만기) 등 3거래일 연속 사모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7월 공모 회사채를 발행했던 레미콘 제조업체인 아주산업(BBB+)은 3개월 만에 21일 1년6개월 만기 150억원을 3.8%에, AJ네트웍스(BBB+)는 24일 1년6개월 만기 150억원을 3.641%에 찍었다.

BBB급 회사채 시장이 활기를 띠는 것은 A급 이상 우량 회사채 대비 금리가 높기 때문이다. 기관들은 그동안 동양과 동부그룹 사태 여파로 펀더멘털 우려가 있는 BBB급 회사채 투자를 꺼려왔다. 하지만 올 들어 기준금리가 2차례 인하되면서 회사채 금리도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자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BBB급 회사채 투자에 나서는 것이다. 실제 'AA- ' 3년물 회사채 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사 평가금리)는 24일 2.55%로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AA급이 2.55%대까지 떨어진 만큼 3% 후반대에서 5%대의 금리를 주는 BBB급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BBB채권을 일정 비율 이상으로 편입해야 하는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가 적극적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하고 있다. 이경록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BBB급 회사채 시장 활성화 배경에는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가 자리 잡고 있다"며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는 기본적으로 BBB+급 이하 채권을 30% 이상 담아야 하기 때문에 공·사모를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관 수요예측을 별도로 실시하는 공모 채권 시장에서도 BBB급 채권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 아시아나항공(020560)(BBB+)은 이달 16일 기관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1,000억원 모집에 480억원의 수요자금이 들어왔다. 지난해 4월 1,500억원 회사채 발행 당시 단 한 푼의 수요 자금도 들어오지 않았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선방한 셈이다. 이랜드월드(BBB+)는 사모채 시장의 인기를 이어받아 공모채 시장에서도 자금조달에 나설 계획이다. 다음달 3일 2년 만기 2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희망금리는 4.75%~5.15%다.

한 투자은행(IB)업계의 관계자는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BBB급 회사채에 대한 수요기반이 마련됐다"며 "이랜드월드처럼 사업경쟁력이 있는 업체일 경우 기관 수요자금이 의의로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높은 금리 매력에도 불구하고 BBB급 채권을 선별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채무 상환 능력, 재무 융통성, 신용등급 추가 하락 여부 등을 살피고 BBB급 채권 투자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주목해야 할 BBB급 채권으로 아주산업·쌍용양회(003410)공업·아시아나항공·두산건설(011160)·대성산업(128820)가스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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