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도 한국화학연구원장은 “화학소재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정부차원의 특별 프로그램 등을 통해 소재부문에 대한 범 정부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화학 소재 산업의 위상을 과거와 비교한다면. ▦지난 1960~70년대 화학공학과는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지원했다. 충주비료, 울산석유화학단지 등이 생겨나면서 기간산업의 중요성이 널리 인식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상황은 반전돼 화학 산업은 공해를 일으키는 문제 산업으로 치부되면서 정부의 지원도 줄었고, 외부 인식도 매우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학소재는 산업적 측면에서 한국이 세계정상에 있는 디스플레이ㆍ반도체는 물론 2차 전지나 태양전지 등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일례로 향후 10년뒤쯤이면 말아 가지고 다니다가 쭉 펴서 볼 수 있는 플렉서블(flexible) 디스플레이가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화학소재의 활용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화학소재 산업의 특징과 국내 산업의 실상은 어떤가. ▦화학소재산업에는 10년 이상 장기간 연구개발 기간과 공장 설립ㆍ신규 응용성 테스트 등 개발 투자비가 매우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일단 시장에서 성공적인 진입이 이뤄지면 장기간 독과점 마케팅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960년대 초 미국 듀퐁사가 개발한 폴리이미드란 화학소재는 항공기ㆍ정밀기계 등에 고가의 소재로 사용돼 왔으며 최근에는 디스플레이ㆍ 반도체 등의 소재로 쓰이며 1kg 당 1,000만원 이상 하는 제품도 있다. 국내 산업과 관련 심각한 문제는 핵심 화학소재의 대부분을 외국에서 수입해서 쓰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기술력은 선진국과 비교하면 60~70%수준에 불과하다. 더구나 최근에는 일본이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신규 화학소재의 공개를 꺼릴 뿐 아니라 공급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어 국가 주요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에 위협요소가 되고 있다. -향후 소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점점 급격히 발전하는 신제품과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한 외국 소재 모방이나 수입 대체로는 안된다. 신기능이나 성능이 기존 소재보다 훨씬 뛰어난 소재를 연구개발 과정을 통해 만들어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일단 원천기술 개발에 따른 기회비용을 줄이기 위해 그간의 연구 현황이나 성과 등을 담은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등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또 산업의 특성상 위험물을 취급하는 만큼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위해성 평가 등에 대한 정부지원도 필요하다. 국민 관심도가 낮은 화학소재 분야에 우수한 인력을 유치하고 육성하기 위해 정부차원의 특별 지원 프로그램도 생각해봐야 한다. 특히 연구개발부문과 산업 부문과의 연계지원을 높여 개발된 원천기술이 활용될 수 있도록 화학소재부문에 특화된 기업을 키워야 한다.